법률상담 법률상담 | 과로와 업무상 재해

법률상담 | 과로와 업무상 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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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 저의 남편인 A는 B주식회사에서 배관공으로 근무하던 중 지난해 연말부터 용인 소재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일을 하여 왔습니다. A는 평소에 3명이 1조로서 배관 작업을 하였는데, 올해 1월 초경 배관공 1명이 퇴사한 뒤로는 3명이서 하여 오던 작업을 2명으로 하여야 하였습니다.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배관 작업의 진행이 늦어지면 후속 작업을 진행할 수 없게 되고, 전체 공사기간이 늦어지게 되므로 배관 작업의 진행속도를 당초 3명이서 할 때와 같이 하여야 합니다. 결국 A의 작업시간과 강도가 증가될 수밖에 없었고, A가 조장에게 배관공을 보충하여 달라고 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A는 그렇게 열흘 정도 일을 하여 오던 끝에 1월 중순 13:00경 작업 현장에서 안전교육을 받으려고 이동하던 중 갑자기 쓰려졌고,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하였습니다. A는 평소에 고혈압으로 약을 복용하는 이외에는 다른 질병이 없었고, 건강한 편이었습니다.

저는 그 뒤 A의 사망이 업무상 과로로 인한 것이라는 이유로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최근에 A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는 이유로 유족급여 등 부지급 처분을 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경우에 저는 유족급여 등을 받을 수 없는가요, 유족급여 등을 받으려면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요?

답변 : 근로자가 업무상의 재해를 입은 경우에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일정한 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는데, 업무상 재해로 사망한 경우에는 그 유족이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업무상의 재해는 업무상의 사유로 근로자가 부상ㆍ질병ㆍ장해 또는 사망한 경우를 말합니다. 나아가 업무상 질병은 ① 업무 수행 과정에서 물리적 인자, 화학물질, 분진, 병원체, 신체에 부담을 주는 업무 등 근로자의 건강에 장해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을 취급하거나 그에 노출되어 발생한 질병, ② 업무상 부상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 ③ 그 밖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을 말합니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질문에서 A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신체에 부담을 주는 업무 즉 과로, 스트레스로 인하여 사망에 이른 것이라면 업무상 재해에 해당될 것입니다. A는 평소에 3명이서 하여 오던 배관 작업을 2명이서 후속의 작업공정에 문제가 없도록 진행하여야 함에 따라 작업시간, 강도가 증가하였고, 업무상 과로,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나아가 A가 업무상 과로 등으로 인하여 사망에 이른 것인지, 즉 인과관계는 일반인을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합니다. 이때 업무상 과로 등과 사망의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사망의 주된 원인이 업무 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사망의 주된 발생 원인에 겹쳐서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면 업무상 사망으로 볼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8. 5. 15. 선고 2018두32125 판결 참고).

질문에서 A에게 평소 고혈압이 있었다 하더라도 업무상의 과로와 스트레스가 심근경색을 유발 또는 악화시켜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다만, 의사의 소견 등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올 수는 있습니다). 그렇다면 A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할 것이어서 질문자께서는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 등 부지급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볼 수 있습니다. 행정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고, 그 판결이 확정되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유족급여 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상담 / 전극수 변호사
제26회 사시합격, 숭실대학교 법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