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현장 남해안 케이블카 ‘대박’ 행진…3곳 추가 ‘난립’ 우려

남해안 케이블카 ‘대박’ 행진…3곳 추가 ‘난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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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안 일원에 바다와 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해상 케이블카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케이블카마다 연간 100만~200명의 관광객이 몰리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남해안 지자체들이 잇따라 케이블카를 추가 건설하면서 ‘케이블카 경쟁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인접 지자체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는데다 탑승객도 머지않아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무분별한 케이블카 난립이 낳을 폐단도 우려되고 있다.

경남 통영 케이블카는 통영시 도남동 하부 역사와 해발 461m의 미륵산 정상 부근 상부 역사 1975m를 잇는다. 8인승 곤돌라 47대로 시간당 최대 1800명을 수송한다. 통영 케이블카는 2008년 4월 상업운행을 시작한 뒤 매년 연간 탑승객 100만 명을 상회했다.

통영관광개발공사는 케이블카 개통 10주년을 맞는 올해는 150만 명이 몰릴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해발 380m의 케이블카 상부 역사 전망대에 둘레 12.7m의 투명 유리바닥이 공중으로 이어진 ‘스카이워크’를 개장해 손님 유치에 나섰다.

전남 여수의 자산공원~돌산공원 1.5㎞를 잇는 해상 케이블카도 2014년 말 완공된 뒤 야간 운행 등에 힘입어 운행 개시 11개월 만에 탑승객 200만 명을 돌파했다. 부산 송림공원~암남 공원 1.6㎞를 잇는 해상 케이블카 역시 지난해 6월 개장 이후 6개월 만에 탑승객 200만 명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한 케이스다.

이들 케이블카는 해마다 100억∼160억 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블카 주변 관광지에도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숙박시설과 음식점·수산물 판매센터 등도 톡톡한 덕을 보고 있다.

이처럼 해상 케이블카가 관광객 유치를 통한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자 남해안의 각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케이블카 건설에 나서고 있다.

경남 사천시는 동서동 초양도와 각산을 연결하는 2.4㎞의 바다 케이블카를 개통했다. 사천시는 10인승 중형 캐빈 45대 중 15대를 바닥이 투명 유리인 ‘크리스털 캐빈’으로 구성했다. 사천 케이블카가 본격 운행을 시작하면 불과 1시간 거리인 통영 케이블카와 고객 유치 경쟁이 불가피하다.

경남 거제시도 거제시 동부면 구천리 평지마을에서 ‘거제 케이블카’를 선보였다.

거제시는 동부면 학동고개~노자산 전망대 구간 1.5㎞에 설치해 2020년 3월 곤돌라 45대를 운행할 계획이다. 케이블카의 상부 정류장이 있는 노자산 전망대는 해발 540m 지점에 위치해 한려수도 앞바다와 인근 통영은 물론 기상이 좋으면 일본 대마도까지도 볼 수 있다고 거제시는 설명했다.

거제 케이블카는 통영·사천·부산 케이블 카와 1~2시간 거리여서 본격 개통 시 인근 지역의 해상 케이블카와의 경쟁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또 경남 하동군도 노량해협이 보이는 금남면 금오산 정상~청소년 수련원 구간 2.5㎞를 잇는 케이블카 건설을 추진 중이다. 하동군은 금오산 케이블카와 함께 금오산에 모험과 스릴을 즐길 수 있는 ‘어드벤처 레포츠 단지’도 조성해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케이블카가 지금까지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한 것을 사실이지만, 무분별한 케이블카의 난립이 초래할 폐단도 벌써부터 우려되고 있다.

승객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 적자운행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관광 전문가들은 “케이블카가 난립하면 관광상품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고, 결국 승객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수익성 검토를 철저히 해야 한다”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들은 또 “국내 케이블카 중 수익을 내는 곳은 통영, 여수, 송도 정도에 불과하다”라며 “케이블카 누적 탑승객 수가 1000만 명을 넘어 포화상태에 이른 점을 고려하면 케이블카 난립은 적자운영에 의한 운영난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