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현장 완주 편백숲 입장료에 발길 돌리는 관광객

완주 편백숲 입장료에 발길 돌리는 관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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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완주군의 유명 편백나무숲이 방문객들에게 입장료를 청구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전북 완주군 상관면 죽림리에는 수십만 그루의 아름드리 편백나무가 조성된 ‘상관 편백숲’이 있다. 면적이 161㏊에 달해 ‘공기마을’로 불릴 정도다. 7~8년 전 마을주민들 입을 통해 알려지면서 심신 치유 공간으로 전국에 알려졌다.

편백나무숲 입구에는 ‘편백숲 보전’, ‘입장료 징수 반대’ 등을 주장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숲 앞에는 일반 5,000원, 단체 3,000원, 마을주민 2,000원을 받는다는 매표소가 자리하고 있었다.

입장료는 지난 8월 15일부터 받기 시작했다. 5년 전 편백숲을 사들인 (유)편백나라는 무료개방 이후 탐방객 쓰레기가 넘쳐나는 데다 야생화를 캐가는 등 적지 않은 문제점이 드러나 관리차원에서 입장료를 받는 것이라고 밝혔다.

편백나라 관계자는 “무료개방해서 편히 쉴 수 있게 만들어놨으나 뒤치다꺼리에 관리비가 연간 6,000여만 원이나 들어간다”며 “최소한의 편의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입장료 징수와 개발계획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편백나무 숲을 산책하려던 관광객들은 입장료 징수 소식에 발길을 돌리며, “여태껏 무료였는데 변변한 편의시설 하나 없이 입장료를 받는다고 하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순창의 강천산도 입장료가 3,000원인데, 편백나무밖에 없는 이곳을 5,000원이나 받는 건 사람들이 찾아오는 걸 거부하겠다는 걸로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인근에서 숙박시설과 식당을 운영하는 상인들은 난개발과 생존권 박탈을 염려했다. 손님은 3분의 1로 급감했고, 매표소를 거치지 않는 등산로 3곳을 만들어 홍보할 지경이다.

마을 주민들은 “소유주는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정도의 개발만 한다고 하지만 전원주택지를 분양하려 한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면서 “이런 곳에 굴착기를 대고 난개발하면 숲도, 사람도 다 죽는다”고 우려하고 있다.

공기마을 개발위원회는 “사시사철 탐방객이 올 수 있는 편백숲이 있고 유황온천도 나오기 때문에 소유주도, 마을도, 완주군도 상생할 수 있는 혜안을 찾는 것”이라며 “완주군이 숲을 매입해 치유림이나 휴양림으로 만들어 명소로 키우는 것도 고민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