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현장 소음전쟁 여름철 버스킹, 민폐 수준

소음전쟁 여름철 버스킹, 민폐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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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버스킹(거리에서 자유롭게 공연하는 것)이 행인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민폐 문화로 전락하고 있다.

늦은 저녁 홍대·신촌 등은 버스커들이 불과 3~5m 안 되는 간격을 두고 공연을 하면서 길거리가 포화상태다. 서로 경쟁하듯 스피커 볼륨을 키우고 똑같은 노래를 불러 소리가 섞인다. 이런 현상은 자정이 넘어서도 계속된다. 소음 때문에 대화가 힘들고 전화통화는 거의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버스커들과 상인들이 말다툼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3년 10건에 불과했던 버스킹 관련 민원 신고는 지난해 1∼8월까지 77건으로 집계됐다. 민원 신고는 매년 70% 이상 늘었고 마포구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길거리에서 자리를 잡고 공연하기 때문에 안전장치도 없어 통행도 불편하다. 실력 없는 팀들이 주목받고 싶어 공연하는 것도 문제다. 관객에게 욕설, 성추행 등의 민폐를 끼치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행동도 위험한 수준이다. 뒤처리도 깔끔하지 않아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길거리 버스킹으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소음이다. 그러나 버스킹을 규제할 법적 규정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은 각 구청이 자체적으로 거리 공연을 관리하고 있는데 소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현장에서 공연을 자제하도록 권고하는 것이 전부다. 환경부에 따르면 현행법상 공연 소음에 대한 형사상 처벌 규정이 없고, 자치단체 조례에도 시간·장소 등 기준 제한도 없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에서는 마포구가 유일하게 버스킹 사전 신고제를 시행하고 있다. 관광지로 유명한 부산도 주민들과 투숙객들의 민원이 폭주해서 버스킹 사전 예약제를 시행한다.

버스커들은 동업자 정신으로 서로를 배려하고 관객에 대한 매너도 지켜야 한다. 장난과 퍼포먼스라는 이름으로 무례한 행동을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공동체 의식이 필요한 때다.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