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정보 중년 척추를 가진 중년 골퍼들에게

중년 척추를 가진 중년 골퍼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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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이란 단어는 자신이 하는 일에 숙련된, 오랜 경험이 있는 그런 느낌을 주지만, 사실 스포츠 부분에서는 전성기가 지나가는 혹은 지난 그런 아쉬운 느낌도 동시에 주는 것 같은데 아무튼 골프라는 단어는 스포츠 종목 중에서 유독 중년이란 단어와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또 중년이란 단어에는 한창때의 몸이 아니라 여기저기 좀 아쉬운 부분도 생기기 시작하여 사실 허리 한 번 안 아파 본 중년은 아주 드물 것 같고 관리라는 단어도 덩달아 생각이 나기도 합니다.

‘수술하면 이젠 공을 못 치겠지요?’ ‘공 칠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하루에도 여러 번 받습니다. 사실 경력이 20~30년 되는 중년 의사들은 환자분이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와서 진료실 의자에 앉기도 전에 대충 느낌을 압니다. 대개 이런 질문 하시는 분들은 의사들이 치면 안 된다고 해도 조금만 몸의 상태가 허락되면 반드시 또 치실 분들일 겁니다. 그래서 저도 무조건 반대 보다는 이런저런 전제 조건을 달아서 할 수 있다고 오히려 격려하는 쪽으로 진료하고 있고 더 나은 결과들을 보고 있습니다. 이를 우리 회원님들께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손으로 하든 발로 하든 모든 구기 종목은 척추를 중심축으로 하는 회전 타격 운동입니다. 중심축인 척추가 건강하지 않으신 분들은 당연히 이런 구기 종목 운동을 할 때는 몇 가지 유념해야 할 원칙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살아 움직이는 공보다는 정지된 공을 타격하는 운동이 좋습니다. 두 번째는 한 손이나 한 발로 하는 구기 종목보다는 양손을 동시에 사용하는 운동이 좋습니다. 세 번째는 중량이나 거리 그리고 속도를 다투기 위하여 힘의 크기로만 대결하는 운동보다는 정교함으로 타격하는 운동이 좋습니다.

상기 대원칙 세 가지를 동시에 만족하는 운동은 당구, 게이트볼, 골프 등이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당구 경기를 상상해 본다면 정지된 당구공을 큐라고 하는 긴 작대기를 두 손으로 살짝 쥐고 다리를 적당히 벌리고 상체를 숙여 정교하게 회전을 주고 힘 조절을 하여 대결하는 운동으로 상기 대원칙에 딱 부합하는 운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골프인 경우에는 좀 더 신중하게 상기 대원칙을 잘 이해하고 지켜야 하는데 추가적으로 옵션이 하나 더 주어집니다. 바로 넷째, 운동을 하고 싶다면 평소 자기관리를 잘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진료실에서는 수술한 환자분들께도 질문이 오면 실제로는 환자분들의 성향에 따라 골프를 하셔도 된다, 안 된다 다르게 조언을 드리는데 그 판단 기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분들의 성향입니다. 아프기 이전 수술하기 이전 소위 왕년의 스타일대로 골프를 하겠다면 이건 분명 문제가 발생할 겁니다. 다만 골프라는 운동의 원리를 이해하고 자신의 현재 상태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어 골프를 치기 위해 평소에 규칙적인 생활과 척추와 주변 관절을 배려하는 재활 운동과 근력 향상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골프를 즐길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골프장에 평소보다 더 일찍 도착해서 몸을 충분히 더 풀어 주고 첫 홀에서는 무리하지 않는 초구 드라이버를 스윙하고 꽂혀 있는 티를 뽑을 때에도 무릎을 구부려서 천천히 뽑아 주고 배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드라이버나 우드류의 스윙 궤도 보다 좀 더 가파른 궤적을 그리는 짧은 아이언이 척추에는 더 스트레스를 줄 수 있습니다. 이유는 헤드의 무게가 더 편중되어 있고 찍어 치는 데 대한 반대의 스트레스가 전부 해소되지 않고 일부 팔을 통해 척추에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퍼팅 때에도 갑작스레 고개를 드는 일이 없어야 하고 갑작스레 허리를 드는 일이 없어야 골프도 잘 되고 중심축인 척추에도 무리를 덜 줄 수 있습니다.

중년이란 단어의 또 다른 의미는 안정감과 배려일 것 입니다. 청년 척추가 아닌 중년의, 중년 이상의 척추로 골프를 즐기려고 할 때에는 단어가 주는 의미를 기억하고 평소에 자기관리와 척추에 대한 배려를 한다면 얼마든지 행복하게 라운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굿샷’하시길 바랍니다.

 

 

 

 

 

글. 조철민

부산 수영구 메트로적추병원 병원장

의학박사 / 척추신경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