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광화문 현판, ‘검은색 바탕에 금박 글자’ 원래 색 찾다

광화문 현판, ‘검은색 바탕에 금박 글자’ 원래 색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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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고사진 기반 재현사진(검정 바탕 고색 단청, 글자색은 좌로부터 금칠, 금박, 흰색 순서임)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30일, 고종 연간에 제작된 광화문 현판의 원래 색상이 검은색 바탕에 금박 글자임을 밝혔다.

옛 광화문 현판의 모습은 미국 스미소니언박물관 소장(1893년경)·일본 동경대 소장(1902년)·국립중앙박물관 소장(1916년) 등 3장의 흑백사진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각 사진을 살펴보면 동일서체임에도 스미소니언박물관 소장 옛 사진은 바탕색이 어둡고 글씨색이 밝게 나타나지만, 국립중앙박물관과 동경대가 소장한 옛 사진은 바탕색보다 글씨 부분이 더 어둡게 보여 그동안 현판의 원래 색상에 대한 논란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광화문 현판의 원래 색상을 밝혀내기 위해 지난 1년간 ‘광화문 현판 색상 과학적 분석 연구’를 추진해왔다. 실험용 현판을 제작하고, 이를 원래 위치에 게시해놓고 옛 방식으로 제작한 유리건판으로 촬영한 후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바탕색과 글자색을 확인해본 것이다.

현판 색상 분석 실험을 위해 현존 현판에 나타나는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해 4가지 현판 바탕색(검은색, 옻칠, 흰색, 코발트색)과 5가지 글자색(금박, 금칠, 검은색, 흰색, 코발트색)을 각각 고색(古色)단청과 신(新)단청을 적용한 실험용 현판을 모두 제작했다.

또한, 국립중앙박물관과 스미소니언박물관 소장 옛 사진에 나타난 그림자 형태 등으로부터 촬영 시기와 시간대를 분석해 당시와 유사한 시기를 예측해 촬영했으며, 당시와 유사한 위치와 거리까지도 고려했다.

아울러, 광화문 주변 바닥이 예전과 달라 비치는 반사광 등에 차이가 있을 수 있어 환경적 요소 보완을 위해 미니어처 촬영 실험 분석도 실시했다. 이러한 철저한 분석 결과를 종합, 광화문 현판의 원래 색상이 검은색 바탕에 금박글자인 것으로 최종 판단했다.

앞으로 전통단청과 현대단청 중 어느 방식으로 단청을 할 것인지를 정하기 위해 시범현판에 두 가지 방식의 시범단청을 실시하고 10월까지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며, 이후 그 결과를 반영해 적합한 방식으로 광화문 현판을 만들어 부착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훼손·멸실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복원하는 일을 지속해서 추진해 후대에도 이를 온전히 계승할 수 있도록 학술적 성과와 첨단 과학기법을 활용해 적극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 전했다.

고경희 기자 ggh@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