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대한‘국민’이 흔들린다

대한‘국민’이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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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배우 유아인으로부터 ‘페미니스트’에 관한 SNS 설전이 벌어졌다. 사람들은 유아인의 발언이 과연 ‘남녀평등’을 추구하는 페미니스트의 모습인지를 반문했다. 따져 묻는 사람도 많았다.

그들 중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메갈리아, 줄여서 ‘메갈’이라 부르는 20~30대 여성이 주축인 단체가 있었다. 이들은 미러링 운동(여혐(여성혐오)을 남혐(남성혐오)의 시각으로 맞서는 것)이 페미니즘 운동의 일종이라고 주장하는 집단이다. 마틴 루터 킹과 비교되는 검은 혁명가 ‘맬컴 엑스’를 자기 집단에 빗대기도 하면서 ‘폭언을 폭언으로 갚는’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3년 전에는 세월호 희생자와 생존자를 우롱하려 어묵을 입에 물고 자신이 소위 ‘일베’임을 인증한 사진이 떠돌았다. 그 주체가 20대 청년들이란 사실에 필자는 경악한 적이 있다.

사람들은 ‘일베저장소’ ‘메갈리아’와 같은 사이트들을 드나들며 어긋난 사고방식을 쌓고 있다. 이런 곳에 아무나 접근할 수 있도록 국가와 사회가 손 놓고 있는 이유는 뭘까. 이 궤변의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을 채비를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일까.

벤자민 프랭클린은 말했다. 엉터리로 배운 사람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보다 더 어리석다고. 걸러지지 않은 정보 바다에 오염된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대한민국은 부실한 건물이 되어 흔들리고 있다.

 

 

 

 

김국희 기자 ghkim@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