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살아서도, 떠날 때도 멋있게”…미용사 이금미 씨, 4명에 생명 나눔

“살아서도, 떠날 때도 멋있게”…미용사 이금미 씨, 4명에 생명 나눔

공유

다계통위축증 투병 중 장기기증 뜻 밝혀…30년 미용사·10년 봉사활동으로 이웃 사랑 실천

전병열 기자 chairman@newsone.co.kr

30년 동안 미용사로 일하며 이웃을 위한 봉사와 나눔을 이어온 50대 여성이 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7월 21일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이금미(55)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과 폐, 간, 신장을 기증해 4명의 환자에게 새 생명을 전하고 떠났다고 13일 밝혔다.

이 씨는 약 5년 전부터 두통과 어지럼증이 계속돼 병원을 찾았다가 다계통위축증을 진단받고 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던 중 지난달 12일 자택에서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으로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이르렀다.

가족들은 이 씨가 생전 여러 차례 장기기증 의사를 밝혀왔다는 점을 기억하고 고인의 뜻을 받아들였다.

이 씨의 언니는 “동생과 삶의 마지막에 다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좋은 일이 무엇인지 이야기하다가 서로 장기기증을 하기로 약속했다”며 “가족들도 그 뜻을 존중해 기증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생의 장기기증으로 4명이 새 삶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는 말을 듣고 가족 모두가 슬픔 속에서도 위안을 얻었다”고 전했다.

1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이 씨는 20대 초반부터 미용사로 일하며 30년 동안 한길을 걸었다. 미용 일을 시작한 뒤 적성을 발견해 미용실을 운영했고, 대학원에 다니는 등 자신의 일과 배움에도 열정을 쏟았다.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는 외향적인 성격이었던 이 씨는 쉬는 날에는 골프와 등산을 즐겼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도 소중히 여기며 언니와 산을 오르고 가족 식사를 먼저 제안하는 등 가족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

이웃을 향한 나눔도 꾸준히 이어갔다. 지인들과 함께 약 10년 동안 노숙인과 홀로 사는 어르신들의 머리를 손질해주는 미용 봉사활동에 참여했고,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부도 지속적으로 실천했다.

고인의 언니는 “친구들이 동생을 두고 ‘살아 있을 때도 멋있었는데, 갈 때도 멋있게 떠났다’고 한 말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동생에게 보내는 마지막 인사로 “장례를 마친 날 하늘에 뜬 큰 무지개를 보며 동생이 잘 떠났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으며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30년간 미용사로 일하며 이웃을 도운 이금미 님은 마지막 순간까지 따뜻한 나눔을 실천했다”며 “고인의 뜻을 존중해 어려운 결정을 해주신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