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태안군, 여성농업인 건강 지킨다… 직접 찾아가는 무료 검진 시작

태안군, 여성농업인 건강 지킨다… 직접 찾아가는 무료 검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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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작업에 지친 어머니들, 전문의가 마을로 옵니다”

전병군 기자 jbg@newsone.co.kr

“평생 밭에서 허리 굽혀 일만 했는데, 이런 검진이 다 있네요.”
태안읍 체육관 앞에 도착한 건강검진버스를 바라보며 한 여성농업인이 감탄을 흘린다. 7월 10일 오전, 태안군이 주관하는 ‘찾아가는 특수건강검진’ 현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여성농업인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검진은 체육관 안에서 진행됐고, 접수대와 대기열, 이동 진료 구역이 차분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태안군이 여성농업인의 건강권 향상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오는 16일까지 군은 관내 읍면을 순회하며 51세부터 70세 사이 홀수년도 출생 여성농업인을 대상으로 전문 검진을 제공한다. 올해는 307명이 사전 신청을 마쳤고, 군은 총 320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청하지 못한 대상자도 당일 신분증과 농업경영체 등록확인서를 지참하면 잔여 인원에 한해 검진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검진은 ‘전액 무료’로 진행된다. 1인당 검진비용은 22만 원이며, 일반적으로는 10%를 자부담해야 하지만 태안군은 이를 군비로 전액 지원한다. 군이 올해 확보한 예산은 7,040만 원이다. 군 관계자는 “대상자분들이 비용 부담 없이 검진을 받으실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기회가 있을 때 꼭 참여하시라”고 권했다.

검진 항목은 여성농업인에게 특화돼 있다. 근골격계 질환, 심혈관계 이상, 골절 및 손상 위험도, 폐활량, 농약 중독 여부까지 총 다섯 가지 항목을 전문 의료진이 꼼꼼히 살핀다. 여기에 건강 예방교육도 함께 진행된다.

현장을 찾은 의료진은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소망하나로병원 소속으로, 의료진은 이동 검진버스를 타고 읍면을 순회하며 진료를 맡는다. 의료진 한 명은 “농촌 특성상 병원 방문이 어려운 분들이 많은데, 우리가 직접 찾아가 도움을 줄 수 있어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읍면별 일정은 10일 태안읍과 남면을 시작으로, 11일 안면읍과 고남면, 14일 근흥면, 15일 소원면, 16일에는 원북면과 이원면까지 이어진다. 장소는 주민자치센터나 체육관 등 접근성이 좋은 공공시설이 활용된다.

여성농업인 A 씨는 “검진도 검진이지만, 전문의가 와서 내 몸 상태를 직접 설명해주니까 신뢰가 간다”며 “이런 기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은 “농약 다루면서도 그냥 넘어갔던 불편함이 있었는데, 오늘 검진으로 확인해서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태안군 관계자는 “여성농업인은 농작업과 가사를 병행하면서도 유병률이 높고 특수질환 노출 위험도 크다”며 “이번 검진을 통해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건강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찾아가는 특수건강검진’은 단순한 건강검진을 넘어, 평소 자신의 몸을 돌볼 틈조차 없었던 여성농업인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관심으로 다가간다. 군의 이런 세심한 배려가 지역 여성들에게 실질적인 건강 증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