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바로 서야 국가가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소위 진보와 보수로 불리는 주요 언론의 보도는 지나치게 정파적이고 편향적이다. 공정성이나 진실보다도 자사 프레임에 맞춰 지지하고 비방한다. 국민은 언론의 보도를 통해 사회 현상을 알게 되는데, 보도 내용이 극명하게 대립하면 어디를 믿고 따라야 할까. 여론을 헷갈리게 만드는 언론을 이대로 믿어야 하나. 뉴스의 소재인 정치권도 문제지만, 언론의 편향성이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의 7일 대국민 담화를 놓고 주요 언론의 평가를 살펴보면, 공통적인 평가도 있지만 정치 신뢰나 불신을 조장하는 보도로 국민의 판단을 흐려 놓고 있다.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 크게 바꿔 크게 얻기를 바란다’는 사설 서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에서 “저와 아내의 처신이 올바르지 못해 국민께 염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윤 대통령은 “저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이며 아내 처신은 무조건 잘못”이라면서 “부족했던 부분을 잘 알고 있고 초심으로 돌아가 쇄신에 쇄신을 거듭하겠다”고 했다. 또 김건희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입장도 밝혔다’고 전하고, ‘윤 대통령은 곧 임기 반환점을 돈다. 크게 얻으려면 크게 바꿔야 한다. 임기 후반기를 맞는 윤 대통령이 그렇게 했으면 한다. 트럼프 재집권과 북한의 러시아 파병, 경기 침체 등 시급한 경제·안보 현안이 산적해 있다’고 결론을 맺었다.
반면 한겨레신문은 ‘이런 대통령 처음 봤다, 이젠 더 이상 기대가 없다’는 사설 서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7일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은 ‘이럴 거면 뭐 하러 했나’라는 반응을 자초한 자리였다. 국민에게 죄송하다며 사과했지만 무엇을 사과하는지 알 수 없었고,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윤 대통령 부부-명태균 씨 관련 의혹 등 현안에도 무엇 하나 명쾌한 설명이 없었다. 자신의 억울함 토로와 자화자찬으로 140분을 채운 윤 대통령에게 더 이상 어떠한 기대도 걸 수 없게 됐다‘고 전하고,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 내내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일해왔는지 강조했다. “당선인이 이렇게 늦게까지 일하는 것 처음 봤다” “이런 (소통 잘하는) 대통령 처음 봤다”는 발언도 소개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을 지켜본 많은 국민은 전혀 다른 의미로 ‘이런 대통령 처음 봤다’고 할 것이다’라고 결론을 맺었다.
대표적인 보수와 진보 성향의 신문 두 곳의 의견이 이렇게 다르다. 지지와 비난 내용을 본 독자는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을까. 물론 자신의 정치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팬덤 현상은 이성보다 감성적인 판단으로 무조건적이다.
언론의 편향적인 정보는 왜곡된 여론을 형성할 수 있다. 확증 편향적인 독자들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정보만 취사선택하게 된다.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모바일 세상은 진실 찾기 게임을 벌려야 할 정도다. 따라서 독자들은 진보적 주장과 보수적 주장을 비교해서 판단해야 한다. 한쪽 논리에 치우치면 반쪽의 정보로 세상을 볼 수밖에 없다. 방송도 마찬가지다. 올바른 판단을 위해서는 다양한 매체의 뉴스를 해독할 수 있어야 한다.
전병열 기자 ctnewson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