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가을 단풍이 설악산 봉정암을 품었다.
울긋불긋한 단풍에 취해 봉정암 가는 길이 힘든 줄 몰랐다.
가을 향기가 신선한 바람을 타고 가슴 속으로 스며든다.
한결 맑아진 정신으로 소원성취를 간절히 기도한다.
봉정암은 설악산에서 가장 높은 곳(해발 1,224m)인 마등령에 위치한 암자로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 신흥사의 말사인 백담사의 부속암자이다. 대표적 불교성지인 오대적멸보궁(五大寂滅寶宮) 가운데 하나로 불교도들의 순례지로서 유명하다. 대청봉 산마루에 위치해 백담사와 오세암을 거쳐 봉정암 가는 길은 매우 힘겹다. 봉황이 알을 품은 듯한 형국의 산세에 정좌하고 있는 봉정암은 거대한 바위를 중심으로 가섭봉·아난봉·기린봉·할미봉·독성봉·나한봉·산신봉이 감싸고 있다.
법당 옆 바위 위에는 강원특별자치도 유형문화재 제31호로 지정된 봉정암석가사리탑이 자리하고 있다. 고려시대 양식을 따른 이 오층석탑은 부처의 뇌사리를 봉안하였다고 하여 ‘불뇌보탑’이라고도 부른다.
다른 사찰의 여느 탑과 달리 기단부가 없고 자연암석을 기단부로 삼아 그 위에 바로 오층의 몸체를 얹었다. 이 자연암석에 연꽃이 조각되어 있는데, 1면에 4엽씩 16엽이 탑을 포개고 있어 부처가 정좌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맨 위에는 연꽃인 듯한 원뿔형 보주가 높이 솟아 있다.
643년(신라 선덕여왕 12) 자장(慈藏)율사가 중국 당(唐)나라에서 가져온 부처의 진신사리와 금란가사를 봉안하여 창건했다.
전병열 기자 ctnewson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