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미라클 모닝, 루틴으로 만드는 건강한 삶

미라클 모닝, 루틴으로 만드는 건강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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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나 씨는 2021년 서른의 시작을 미라클 모닝과 함께 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 이불을 정리하고 스트레칭을 하며, 차를 마시고 간단한 글쓰기를 한다. 한 문단 혹은 한 문장이어도 좋다. 지금을 기록할 수 있는 것으로 환기하며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출근까지 습관처럼 몸을 움직인다. 부랴부랴 준비해서 허겁지겁 출근하기 바빴던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일상이다. 지나 씨는 모닝 루틴을 하면서부터 일상이 더 충만해지고 편안한 느낌을 받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씨처럼 매일 아침 반복된 패턴의 생활을 유지하는 것을 ‘미라클 모닝’이라고 부른다. 2021년 MZ세대의 목표로 인기인 미라클 모닝은 단순히 일찍 일어나는 것을 넘어 이른 아침 자기 계발이나 의미 있는 일을 정해두고 실천하는 것을 뜻한다.

미라클 모닝은 2016년 할 엘로드가 쓴 책인 ‘미라클 모닝’에서 시작되었다. 이 책은 작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의미 있게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작가는 20세에 교통사고를 당했지만 일찍 일어나 아침을 알차게 보내는 습관을 통해 삶의 태도를 변화시켜 장애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같이 일정한 일을 습관처럼 꾸준히 하는 것을 통칭하여 ‘루틴’이라 부르며, 미라클 모닝과 같은 아침 루틴뿐만 아니라, 저녁 루틴, 점심시간 루틴 등 일상생활 속 다양한 루틴을 만드는 것이 최근의 트렌드다.

‘루틴’은 원래 운동선수들 사이에서 쓰이는 말이었다.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과 훈련을 뜻했지만, 최근에는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널리 퍼져 ‘매일 반복하는 특정한 행동’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조금 더 나은 일상을 위한 나만의 규칙이자 자기계발, 자기 성취 등 트렌드의 일환으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밀레니얼, MZ세대에게 루틴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아침 운동하기, 하루 30분 책 읽기, 영어 회화 공부하기 등 작고 소소한 습관을 좀 더 느슨하고 즐겁게 즐기기 위한 요소다.

루틴을 만들어 지키는 것은 흐트러진 일상을 정돈하는 데 효과적이다. 사소하더라도 꾸준히 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면 자투리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거창한 것이 아니라 처음에는 소소하게 지킬 수 있는 정도로 설정하는 것이 유지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

이처럼 일상 루틴이 화제가 되고 있는 바탕으로는 번아웃 증후군이 지목되고 있다.

직장인 소셜미디어 블라인드가 지난해 6월 1만여 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번아웃 증후군’ 경험에 대해 진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89%가 ‘최근에 번아웃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직장인 10명 중 9명이 과도한 업무량으로 자신의 생활이 무너지는 것을 느낀 것이다.

번아웃 증후군이란 한가지 일에만 몰두하는 사람에게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 피로감이 쌓여 무기력증과 자기혐오, 직무 거부 등에 빠지는 현상으로 대표적인 현대인들의 질병이다. WHO가 번아웃 증후군을 ‘성공적으로 관리되지 않은 만성적 직장 스트레스로 인한 증후군’으로 정의할 정도다. 번아웃을 겪게되는 이유로는 과도한 업무량(46%)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은 반복되는 일상(18%), 직장내 관계(13%), 보이지 않는 성과(12%), 직무 불만족(11%) 순이었다. 이런 반복되는 스트레스 사이에서 나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나만을 위한 루틴이 필요한 이유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과 불안감이 많은 사람들이 루틴을 지향할 수 있는 발검음이 되게 하였다. 특히 대학생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수업을 하거나 방학기간이 길어지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며, 특별한 계획 없이 하루하루가 흘러가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고, 좀 더 긴 하루를 보내고 싶다는 니즈가 발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루틴이 있는 일상이 건강한 삶으로 직결된다고 권장하고 있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정해진 시간에 자는 것만 지켜도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소모량을 20%이랑 절약할 수 있으며, 그 20%의 에너지와 활력을 다른 곳에 쓸 수 있다. 하루에 5분이라도 운동을 한다면 뇌새포는 100~150개가량 새로 생성되어, 뇌가 건강해지고 새로워진다. 과식하지 않고, 탄산음료, 커피, 술을 줄이고 물을 많이 마시는 건강하고 규칙적인 식사도 일상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 준다.

규칙적인 식생활과 운동은 수면을 취하는데 30분 이상 걸리지 않게 해준다. 알람을 끄고 다시 잠드는 습관도 없애주며, 무기력하고 짜증나는 기분과 감정도 점차 줄어들게 만들어 준다. 루틴을 확실히 만들고 지켜가는 습관이 필요한 이유다.

목표치를 결정했으면 다음은 이를 잘 지켜내고 성취하는 것이다. MZ세대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면 더욱 노력하게 된다는 점에 착안해, 성취 후 SNS에 인증하며 꾸준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SNS의 특성상 기록된 게시물은 다시 다른 이의 자극제가 된다. 사람들의 기록을 보면서 “나도 한번 도전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게끔 만들어 도전장벽을 낮춰준다. 코로나19로 우울감과 사회적 단절감을 호소하는 이들에게는 사회와 건강하게 소통하는 길을 열어주는 건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기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나아가 루틴을 만들고 공유하는 것이 자기계발 수단이자 취미로 이어지고 있다. ‘챌린저스’, ‘마이 루틴’ 등의 생산성 앱이나 SNS를 활용해 소통하고 공유한다.

뜬구름 잡는 것처럼 거창한 목표로 성공을 이뤄내는 시대는 지났다. 내가 당장 해낼 수 있는 일을 계획하고 해내 성취감을 얻는 것이 필요한 요즘이다.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