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현장 한국 3대 전통정원 ‘성락원’ 200년만에 일반 개방

한국 3대 전통정원 ‘성락원’ 200년만에 일반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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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3대 정원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성락원이 23일 일반에 공개됐다. 성락원은 서울 도심 속 전통정원으로 고종의 아들 의친왕 이강(1877~1955)이 35년 동안 별궁으로 쓰던 곳으로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본거지로도 이용됐다. 이전에는 조선 철종 이조판서를 지낸 심상은의 별장이었다.

성락원이란 이름에는 ‘한양도성 밖에서 아름다움을 누리는 정원’라는 뜻이 담겨있다. 전통적인 한국정원은 암반·계곡과 같은 자연 지형을 최대한 살리고, 사람들 손길을 최소화해 짓는다. 성락원은 땅 모양에 따라, 전원·내원·후원 세 공간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내원에는 인공적 요소가 들어간 자연 연못인 형 벽지가 있고 이곳에는 추사 김정희의 글씨가 새겨져 있다고 알려졌다.

성락원의 첫 주인이었던 심상은의 5대손 고 김상준 제 남자 기업 회장은 성락원을 손수 매입해 보존해왔다. 그 뒤로 심 회장의 며느리가 관장으로 있는 가구 박물관이 성락원을 관리해왔다. 성락원은 1992년 사적 제378호로 2008년에는 명승 제35호로 지정됐다. 문화재로 지정된 뒤에는 복원 사업을 거쳐 성락원의 본 모습을 찾아가는 중이다. 복원 사업에는 2017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27억 원이 투입되고 복원화 작업은 70%가량 이뤄졌다.

성락원은 서울에 남은 한국 전통정원의 가치를 알린다는 이유로 복원화 사업이 끝나기 앞서 시민에게 임시 개방하게 됐다. 이곳은 학술단체 방문이나 특별한 개방행사가 아니면 시민들이 알음알음 가구박물관에 연락해야만 들어갈 수 있었다.

정영준 서울시 역사 문화재과장은 “문화재청과 함께 성락원의 복원 및 정비를 추진함과 동시에 소유자 측과 협의해 개방 시기를 늘려 시민들에게 보다 많은 방문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중선 한 국가 구 박물관 이사는 “만일 개인 노력이 아니었다면 이곳 역시 없어졌을 것이다. 개발과정에서 서울 도심 한국정원은 사라졌다”라며 “아직 복원작업이 진행 중이라 상시 개방할 때가 아니지만 많은 분들이 알게 되어서 그 가치가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원래 정원이 갖고 있던 한국 전통 모습대로 완료되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개방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성락원은 23일을 시작으로 오는 6월 11일까지 임시 개방된다. 사전에 예약을 해야만 방문할 수 있으며 주 3일(월·화·토) 스무 명씩만 관람객을 받는다. 관람료는 1만 원이다. 지하철 한성대 입구역에서 1.3㎞쯤 떨어져 있다.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