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키오스크와 디지털 소외

키오스크와 디지털 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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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없이 기계로 음식을 주문을 하거나 표를 발권할 수 있는 ‘키오스크(무인결제기)’가 점점 상용화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기기에 능숙하고 사람을 만나지 않는 ‘언택트’ 방식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편리하지만 노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고 불편하게 다가온다. 키오스크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패스트푸드점, 영화관, 카페, 병원, 약국, 공항 등 다양한 분야에서 키오스크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키오스크를 이용할 때 대기·처리 시간이 짧고 직원과 직접 대면하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카드로 소액을 결제할 때, 적립이나 포인트를 사용할 때 직원을 신경 쓰지 않아도 돼 편리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A 패스트푸드점은 특정 시간대에 키오스크를 통한 주문만 할 수 있는 ‘셀프 오더 타임’도 있다. 실제로 이 시간대 키오스크 사용을 지켜본 결과 아주 손쉽게 잘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키오스크 화면이 버벅거리며 오류가 발생하면서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이용 방법이 익숙하지 않아 어렵게 느끼는 사람들도 많았다. 특히 노인들이 이런 고충을 많이 겪고 있었다. 이 씨(56세)는 “간만에 햄버거를 먹으려고 카운터에 주문을 하러 갔는데 기계로 주문을 해야 된다고 했다. 처음 기계로 주문하는 건데 생각처럼 잘 안 돼 주눅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21세기 대한민국은 빠르게 흘러가는 디지털의 시대다. 사회 다양한 분야가 디지털화되면서 변화의 속도가 눈부실 정도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노인층의 ‘디지털 소외 현상’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었다. 특히 ‘키오스크’로 대표되는 무인화 시스템 앞에서 이런 현상은 더욱 극심하게 드러난다. 키오스크는 인건비 절감처럼 비용적인 측면이나 손쉽고 편리하다는 점에서 확산되고 있지만 키오스크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노인 즉, 소외된 계층은 그렇게 반갑지만은 않다.

이전에 일어난 ‘맥도날드 햄버거 투척’ 사건을 잘 살펴보면 키오스크가 도입된 후 시스템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일어났다.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면 카운터 위에 있는 모니터 화면에 주문번호가 표시되는데 이 시스템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노인은 카운터에서 번호를 불러주는 줄로만 알고 기다리다 뒤늦게 햄버거가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 햄버거를 직원 얼굴에 던져버렸다. 노인이 직원 얼굴에 햄버거를 던진 행위 자체는 도덕적으로 잘못된 행동이지만 그가 만약 키오스크 사용 방법을 안내받았거나 미리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면 햄버거를 던졌을까.

편리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한 키오스크가 점점 확산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키오스크를 도입하는 과도기에 있는 지금 노인, 디지털 소외계층에게 새로운 정보교육이나 새로운 흐름에 대한 재교육을 통해 격차를 줄여가야 한다. 또한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 세대도 이들을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또 매장에서는 무작정 경제적 이익만을 좇지 말고 키오스크 담당 인력을 배치하거나 키오스크 사용이 어려워 보이는 고객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지만 빠르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빨리 가야할 때는 빨리 가고 천천히 가도 괜찮을 때 천천히 가자.

전세리 기자 jsr@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