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성인용 인생학교인 “섬마을 인생학교”가 지난 2일 전남 신안군 도초도에서 문을 열었다. 이날 개교식에는 박우량 신안군수, 오연호 사단법인 꿈틀리 이사장, 토벤 빈 라스무센(Torben Vind Ramussen) 덴마크 에프터스콜레연합회 회장, 그리고 마을주민, 1기 입학생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인생학교”는 청소년과 청년, 중장년 등 남녀노소 누구라도 특정 기간 동안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찾아 인생을 설계하는 학교다. 덴마크의 인생학교를 모델로 한 섬마을 인생학교는, 짧게는 3박 4일, 길게는 3달 동안 함께 공부하고, 일하고, 숙박하며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모색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축사를 통해 “1004개의 섬이 있는 우리 신안군은, 인생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출발을 하기에 아주 적절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면서 “삶에 지친 사람들이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만드는 섬마을 인생학교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오늘 개교하는 섬마을 인생학교를 시작으로 전국에 이런 인생학교가 많이 생기면 좋겠다”면서 “신안 인생학교에 오는 분들을 위해 군은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며 “신안군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인생학교의 메카로 육성·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안군의 위탁을 받아 인생학교를 운영할 사단법인 꿈틀리의 오연호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지난해 11월 신안군에서 초청강연을 한 것을 계기로 박우량 신안군수가 ‘신안군 도초도에서 인생학교를 함께하자’고 제안했다”면서 “이를 신안군의회에서 인생학교 설립에 대한 조례까지 만들어 제도적으로 씨앗을 뿌렸다”라며 “대한민국을 행복사회로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할 성인용 인생학교의 씨앗이 서울이 아닌 이곳 변방 도초도에서 뿌려졌다는 것이 역사적으로 중요하다”며 특별한 감사의 말을 전했다.
섬마을 인생학교 개교식 축하를 위해 방문한 토벤 빈 라스무센 덴마크 에프터스콜레 연합회 회장은 축사를 통해 “섬마을 인생학교의 개교는 한국 교육에서 중요한 첫 발걸음이라고 생각하고, 이 발걸음이 한국교육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토벤 회장은 “인생학교를 한국만의 방식으로, 독창적으로 새롭게 만들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여러분의 마음이 깨어 있다면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 것이고, 그 에너지가 또 다른 것을 창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섬마을 인생학교는 민·관이 함께 만든 최초의 인생학교라는 점에서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 신안군은 섬마을 인생학교의 부지와 시설을 제공하고, 프로그램 운영비의 75%를 지원할 예정이다.
개교식을 겸한 1기 섬마을 인생학교는 3박 4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섬마을 인생학교 1기 학생으로는 대구 지역의 교사들과 청소년 꿈틀리 인생학교 졸업생들, 학부모 등 4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섬마을 인생학교는 오는 5월 3일부터 6일까지는 가족참여 프로그램을 실험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후 단계적으로 2주, 1달 과정 인생학교 등이 선보일 계획이다. 섬마을 인생학교는 옛 도초서초등학교 자리에 캠퍼스를 신축하고, 1백 여명이 기숙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 최장 3개월간의 숙박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할 예정이다.
이서연 기자 lsy@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