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 중국, 일본 두 나라를 한 번에

[타이베이 여행] 중국, 일본 두 나라를 한 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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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일본 두 나라의 느낌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곳 대만 타이베이

▲ 중정기념당(中正紀念堂),대만관광청 제공

쉼표가 필요한 시점에서 고민 그리고 결정

시간이 나 가까운 곳으로 해외여행을 가고 싶었다. 중국을 갈까 일본을 갈까 알아보던 와중에 한 눈에 들어온 곳. 바로 대만이다. 공식적으로 중국에 속하지만 일본의 점령 아래 있던 곳이라 두 나라의 느낌이 모두 난다. 가고자하는 마음이 있었어도 비행기 티켓을 끊어 놓지 않으면 항상 떠나지 못 했기에 바로 비행기 티켓을 사버렸다.

설레는 마음으로 대만 도착

타이베이 타오위안 공항을 도착하니 습한 기운이 몰려왔다. ‘아 이게 타이베이구나’ 생각하고 입국심사를 받으러 갔다.

입국심사를 끝내고 유심칩과 교통카드를 사고 숙소로 향했다. 숙소 갈 때는 MRT(지하철)를 이용했다. 지하철 역마다 숫자로 표시를 해놔서 대중교통 이용에 큰 불편을 느끼지 않았다. 북문 근처에 있는 숙소에 도착! 체크인을 마치고 바로 첫 번째 여행지 용산사로 향했다.

용산사

▲ 용산사

저녁 쯤에 도착한 용산사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기도를 하러 오는 현지인도 많고 관광객도 많았다. 용산사를 처음 봤을 때 타이베이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이라 그런지 주변에 있는 현대 건물과 어우러져 현대적 분위기도 풍겼고 옛날 옛적의 분위기도 느껴졌다. 화려한 용산사 야경을 배경으로 사진으로 찍고 입구로 들어섰다. 입구는 절 중앙에 피워놓은 향내음으로 가득했다. 마치 서방정토에 당도한 느낌이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매점이 있는데 향을 무료로 제공해 절을 돌아다니며 들고 다녔다. 운세 보는 곳도 있었다. 그러다 절 중앙에 있는 직원의 설명에 따라 기도하면서 소원을 빌고 향로에 향을 꽂았다. 절은 생각보다 크지 않아 구경이 빨리 끝났는데 특유의 분위기와 향내음이 좋아서 가만히 앉아 생각에 빠졌다. 저 멀리 돌기둥을 바라보니 여러 마리의 용들이 조각돼 있었고 용 뒤에는 사람들이 춤추는 모습으로 새겨져 있었다. 알고 보니 용과 대만의 역사적 인물들이 노니는 모습을 새긴 것이다. 그 모습을 보니 필자도 역사적 인물이 된 마냥 신선이 된 느낌을 받았다.

까르푸

여행을 가면 현지 마트가 항상 궁금해서 용산사 구경을 끝내고 까르푸(현지마트)로 발걸음을 옮겼다. 마트로 가던 중 우연히 보피랴오 거리를 지났는데 이 거리는 예스러웠다. 가장 잘 보존된 청나라 거리여서 그런가보다. 붉은 벽돌담, 아치형 테라스, 조각 문양의 창이 우아하고 소박한 아름다움. 지나간 100년 세월을 다시 돌이켜 본 느낌이다. 타이베이 거리에 빠져있다 발견한 까르푸. 우리가 잘 아는 맥도날드, 스타벅스가 있어 괜히 반가웠다. 그러고 구경한 마트. 대만을 가면 꼭 사야하는 과자, 과일, 치약, 밀크티 등 너무 많았다. ‘꼭 사야할 것’이라고 한국어로 적혀 있으니 살 것이 고민됐다. 한국어 믿고 사버렸다. 과자는 우리나라와 가격이 비슷했고 과일은 엄청 쌌다. 꼭 과일을 사먹길 바란다. 마트에서 산 것은 바로 먹지 말고 숙성 시켜 먹으면 더 달고 맛있다. 유명한 달리 치약도 싼 가격이지만 상쾌해서 잘 쓰고 다닌다. 밀크티도 사와서 지금도 종종 달달한 것이 당길 때 마신다. 집으로 돌아온 후 밀크티 한 잔 마시며 여유를 부렸다.

2·28 화평 공원

▲ 2.28 공원

다음 날 아침. 여행을 왔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 길을 나섰다. 첫 번째로 간 곳은 2·28 화평 공원. 도시 중심부에 위치한 도심 공원이다.

이른 아침에는 태극권과 기공을 수련하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다. 필자는 공원을 참 좋아하는 지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북문 근처인 숙소에서 15분 정도 걸어가니 공원에 도착했다. 열대기후를 가진 나라에 꼭 있을 것 같은 기다란 야자수 나무가 떡하니 있었다. 현지인도 관광객도 모두 쉬러 오는 분위기였다. 벤치에 앉아 있으니 청설모들이 공원을 뽈뽈 기어다니고 있었다.

평화로운 분위기와 다르게 이 공원에는 슬픈 역사가 있었다. 1947년 2월 28일 정부의 폭압에 맞서 타이완 주민들이 이곳에서 시위를 벌이자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수만 명을 학살했는데 이를 2·28 사건이라고 한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2·28 화평 공원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역사적 장소이니 꼭 가보자. 공원 옆에는 국립 타이완 박물관이 있는데 온 김에 같이 가보자. 전시품들을 보면 대부분 일본인에 관한 것인데 참 동질감이 들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

중정기념당

▲ 중정기념당 위에서 내려다 본 풍경

최근에는 ‘타이완 민주 기념관(台灣民主紀念館, 타이완 민주 지녠관)’이라고 이름을 바꾼 중정기념당으로 향했다. 이때까지 타이베이에서 일본느낌이 많이 났다면 중정기념당은 완전한 중국 느낌이 났다. 입구부터 너무 거대해서 사진 구도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그리고 입구로 들어가면 보이는 광활하게 펼쳐진 평지와 양쪽으로 보이는 비슷하게 생긴 주황색 지붕 건물.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장제스를 기리는 높이 76m의 거대한 대리석 건물 기념당까지. 총 면적 약 25만km2 대지에 중국 전통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웅장한 건물인데 고대 중국의 왕릉과 비슷한 규모였다. 스케일이 대단했다.

기념당 중앙으로 쭉 걸어가면 89개의 계단이 보인다. 계단을 오르면 기념당 2층이다. 가자마자 마주한 건 장제스 총통 동상이다. 이 동상은 중국 대륙을 향해 앉아 있었다. 장제스가 대만에서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 내부 전시실에는 장제스 총통이 생전에 사용했던 물품과 사진 등 그의 삶을 짐작할 수 있는 유품들이 있다. 그 중에 박정희 대통령과 교류했던 자료들도 있어 한국과 타이완이 과거엔 매우 가까운 관계였음을 알 수 있다. 전시관을 구경하고 2층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하늘에서 땅을 내려보는 듯한 대륙의 기운이 느껴진다.

시먼딩

▲ 시먼딩, 대만관광청 제공

시먼(西門)은 여느 번화가 같은 곳이다. 놀러갔다면 번화가를 꼭 가봐야 지역의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곳은 차량 없는 보행자 거리로 옷, 신발, 액세서리, 화장품 등상점들이 가득한 멀티 쇼핑 지역이며 영화관과 맛집이 많아서 돈을 쓰고 싶다면 맘껏 쓸 수 있는 곳이다. 대만 가면 꼭 사야하는 것들이 모두 다 있는 곳이다. 길거리는 동아시아를 섞어 놓은 듯하다. 우리나라 음악이 흘러나오는 상점들, 일본 애니메이션 관련 굿즈를 파는 상점들, 대만의 것을 파는 상점들. 아주 자유분방하고 젊은 분위기라서 좋다. 길거리에서 먹을 수 있는 것도 많고 여러 가지 음식점들도 많아서 먹고자 하는 것을 다 먹을 수 있다. 또 젊음의 거리답게 길에서 독특한 코스프레 복장도 볼 수 있고 공연도 많이 이뤄진다. 다른 곳보다는 물가가 조금 비싸지만 있을 게 다 있어서 편하다. 휴식이 아닌 즐기러 온 여행객이라면 꼭 시먼딩 근처에 묵길 바란다.

우라이 온천

▲ 우라이 민트색 강

여행의 주제를 휴식으로 잡았다면 꼭 가봐야 할 곳이다. 우라이는 타이베이 시에서 버스로 1시간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도착하자마자 정말 조용하고 자연적인 곳이구나 생각했다.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곳.동네 중심에는 강이 흐른다. 강물은 특이하게 민트색이다. 강을 내 눈으로 똑똑히 보자면 너무 비현실적이라 환상적인 느낌이 많이 든다. 보고 있으면서도 보고 있는 게 맞는 지 헷갈린다. 노천 온천도 있고 개인 온천도 있는데 푹 쉬고 싶어 개인 온천을 이용했다. 한 시간 이용했는데 처음에는 시간이 짧지 않나 생각도 했지만 몸을 푹 익히면서 쉬다 보면 확 더워져서 1시간도 길게 느껴졌다. 온천을 하면서 몸의 피로가 싹 풀리고 창 밖으로 보이는 민트색 강은 마음도 눈도 편안하게 만들었다.

스린 야시장

▲ 스린야시장, 대만관광청 제공

타이베이의 맛을 느껴 보기 위해 야시장을 갔다. 스린 야시장은 현지인은 물론 여행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대만 제 1의 야시장이다. 먹고 싶은 음식이 웬만하면 다 있는 스린 야시장에는 어디에서 온 여행자라도 입맛을 모두 만족시켜 줄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대만에서 꼭 사야하는 캐릭터 관련 물품들을 다른 곳보다 싸게 팔고 있었다. 귀여운 펜, 주머니 등 을 구경하고 마음에 드는 것을 골랐다. 그리고 시장 지하로 내려가니 여러 해산물을 파는 가게들이이 많았다. 새우나 전복, 꽃게 등을 값싸게 먹을 수 있었다. 구운 새우나 전복, 튀긴 꽃게, 굴 국수 등을 먹으면서 맥주 한 잔을 하니 그 날의 피로가 싹 풀렸다. 해산물 좋아한다면 절대 빼먹지 않고 가야 한다.

이 외에도 우육면, 훠궈, 대만맥주, 큐브스테이크, 과일, 꽃게튀김, 샤오룽바오 , 밀크티 등 먹을거리도 많다. 고민했던 여행 대만으로 떠나 보자.

전세리 기자 jsr@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