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역의 특산물과 주요 관광지를 내세워 벌어지는 축제도 좋지만, 감성을 풍부하게 채워주는 문화제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래서인지 8월 3일부터 열리는 ‘거창국제연극제’의 소식이 몹시 반갑다. 계곡물 소리, 새소리, 매미울음이 어우러진 자연을 배경으로 국내외 여러 극단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거창국제연극제로 지금 떠나보자.
자연이 무대가 되는 곳 ‘거창’
30회를 맞이한 국내 최고의 연극 축제 ‘거창국제연극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거창 수승대 일원극장에서 열린다. 거창의 맑고 시원한 자연의 힘을 빌려 최고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이 축제는 새와 매미, 계곡물 소리가 유유히 흐르는 가운데 펼쳐지는 야외연극축제다. 맑은 날이면 밤하늘의 별이 잘 보이는 거창이라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진 축제로 오래도록 호평 받아왔다.
특히 축제가 열리는 주요 장소인 수승대 일대는 영남 제일의 경치 중 하나인 원학동 계곡의 물줄기에 위치한다. 수승대는 깊은 계곡과 숲이 어우러져 탁월한 자연경관을 이루는 곳으로 과거 퇴계 이황이 이곳의 풍경을 예찬하는 시를 읊은 역사가 있다.
퇴계 이황도 반할 정도로 아름다운 수승대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거창국제연극제는 여름휴가가 절정에 달하는 8월 3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 낮에는 시원한 계곡에서 더위를 식히고 밤에는 연극을 관람하며 특별한 여름휴가를 보내기에 알맞다.
상상력과 실험, 열정과 낭만의 여름 축제
거창국제연극제는 수준 높은 작품과 대중성을 겸비한 공연으로 예술계의 지지를 받아온 축제다. 한국연극계를 이끌어갈 신진극단의 과감한 상상력과 실험 도전을 지켜볼 수 있고, 해외극단의 작품도 기획공연으로 만나볼 수 있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를 비롯해 국내공식초청작으로는 제목만 들어도 알만한 대작들이 준비돼 있다. 음악극 <카르멘>, 뮤지컬 <넌센스>와 같은 세계적인 작품이 거창국제연극제를 한껏 빛내줄 예정이다. 또 넌버벌 코미디 <옹알스>, 연극 <골생원>, 악극 <불매> 등이 있다. 관객과 함께 한바탕 놀아보는 재미의 마당극으로는 <변사또 생일잔치>, <놀부가 떴다! 시즌2>가 마련돼 있다. 신비한 무대연출로 잘 알려진 <마술사 최현우의 스페셜 매직쇼 2.0>도 놓칠 수 없는 순서다.
해외기획공연작으로는 타악 퍼포먼스와 아프리카 음악을 선보이는 세네갈 퓨전 그룹 ‘Strong Africa’, 불가리아의 전자 바이올린니스트 ‘디아나’의 무대가 준비돼 있다. 디아나는 도브리 예술학교 재학 중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바 있으며 수많은 방송활동과 순회공연으로 익히 알려진 아티스트다.
러시아에서 온 ‘ALEX Jazz Band’의 재즈 공연도 볼 만하다. 이들은 객석과 호흡을 맞추며 즉흥적이면서 위트 있는 연주로 주목받아온 팀으로 퓨전 재즈의 이색적인 공연을 확인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의 클래식 모던댄스팀인 ‘Extream Circus’는 라틴댄스와 현대무용을 가미한 다양한 스타일의 댄스와 서커스를 결합한 무대를 준비했다. 이탈리아 작품인 <물방울들>도 공연되는데 소중한 자원으로서의 물을 주제로 다뤄 아이들에게도 신선하게 다가갈 무대다.
국내외 다양한 작품의 향연과 함께 재미있게 체험할 만한 클라운 가면, 매직 비누방울 만들기와 서각전시회 등이 펼쳐진다. 매년 찾아오는 여름휴가, 감성으로 채우고 싶다면 올해는 거창국제연극제로 떠나보는 게 어떨까?
안상미 기자 asm@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