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슬라이드 주강현 국립해양박물관장 “선박 보관할 창고형 수장고 필요”

주강현 국립해양박물관장 “선박 보관할 창고형 수장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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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강현 국립해양박물관장

“국립해양박물관은 국립박물관이지 시립박물관이 아닙니다. 글로벌 박물관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선박을 보관할 창고형 수장고가 필요합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주강현 국립해양박물관장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기자들을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해양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이나 국립민속박물관과는 달라야 한다”며 국립해양박물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주 관장은 “해양박물관은 산업 기술 선박이 들어갈 창고형 수장고가 필요하다”며 “배를 수집할 생각을 안 한 게 문제이다. 낡은 목선에서 선박 엔진, 잠수함까지 수집해야 하는 만큼 창고형 수장고를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양박물관 운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육지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해양중심의 사고로 박물관을 운영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그는 “스웨덴은 바사 박물관, 해군 박물관, 바이킹 박물관 등 해양 특성화 박물관이 계열화됐다”며 “우리 박물관도 해양 관련 시설들을 계열화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12년에 개관한 국립해양박물관은 해양관련 유물 수집·연구, 전시를 통해 국민들에게 해양미래비전을 제시하고 해양문화 인프라 구축으로 해양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박물관이다.

박물관에는 ‘수창시’, ‘봉별시고’, ‘도화소조도’ 등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조선통신사 기록물을 보관하고 있다. 또한 충무공 이순신이 선조와 광해군에게 올린 상황 보고서 68편에 이항복과 박승종이 쓴 글을 더해 1662년 펴낸 ‘충민공계초’를 비롯해 일본이 1837년 자국민에게 조선의 울롱도·독도 일대 항해를 금지한 목재 경고판 ‘죽도제찰’이 보관돼 있다.

주 관장은 경희대에서 민속학을 연구해 박사 학위를 받고, 제주대 석좌교수로 활동하며 해양 문명사에 관한 책을 여러 권 펴낸 학자이자 해양르네상스위원회 위원장, 국제해양문화위원회 한국 대표를 지낸 해양 전문가다.

여러 기관과 협력해 해양박물관이 우뚝 설 수 있게 힘쓰고 있는 주 관장은 오는 13일 부산시 오거돈 시장과 만나 앞으로 운영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 이야기를 나눈다고 했다. 그는 “부산 북항이 재개발되면서 부산항만공사가 역사자료관으로 활용하려는 국제여객선터미널 건물의 전시와 운영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국립해양박물관이 지역 박물관이 아닌 국립기관으로 전 세계와 교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윤 기자 hjy@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