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슬라이드 미 전문가들 “북미 회담 전망 밝아져, 하지만 샴페인 터뜨리긴 아직 일러”

미 전문가들 “북미 회담 전망 밝아져, 하지만 샴페인 터뜨리긴 아직 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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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선언이 아니며, 북한이 책임 있는 핵무기 보유국이 될 수 있다는 선언”

미국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선언에 대해 북미정상회담 전망이 한층 밝아진 것으로 전망 된다면서 하지만 북한의 또 다른 기만전술에 대한 경계심도 제기했다.

제임스 마틴 핵무기확산방지 연구센터(CNS)의 캐서린 딜 연구원은 21일 CNN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 가능성을 확실히 진전시켰다”며 “북한의 특정한 양보가 트럼프 대통령의 허영심에 호소하는 것이긴 하지만, 정상회담 전망은 극적으로 개선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그림을 복잡하게 할 수 있다”며 “발표문을 신중히 살펴보면 북한은 이 시점에서 그들이 정확히 무엇을 양보하는지에 있어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시험을 중단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핵과 미사일이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폐기되지는 않는다”며 “시험 검증만으로도 복잡할 수밖에 없고, 해체 검증에는 수년간의 신중한 협상과 이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이브러햄 덴마크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프로그램 국장은 “좋은 일이긴 하지만 나는 이 시점에서 샴페인을 터뜨리지는 않을 것”이라 특히 “북한은 2012년에도 시험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 약속은 일주일밖에 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북한의 이번 선언은 아무런 약속을 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면서 ”가식이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CNN은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신창훈 선임연구원을 인용해 북한이 비핵화 약속이나 선언에 더해 핵확산금지조약(NPT), 핵실험 금지조약(NTBT) 재가입같은 구체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같은 단체들에 돌아오는 것이 북한의 진짜 의도와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는 최소한의 기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21일(현지시간)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 및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선언에 대해 비핵화 선언과는 거리가 멀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북한의 선언은 “책임 있는 핵보유국의 모든 측면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는 비핵화 선언이 아니며, 북한이 책임 있는 핵무기 보유국이 될 수 있다는 선언”이라고 규정했다.

차 석좌는 “이 모든 상황에서 대답이 없는 명쾌한 질문은 미국이 북한의 이러한 양보에 대한 대가로 무엇을 줄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만, 미국 정부가 포기하려고 하는 것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북한에 줄 것이) 평화조약 체결, (북미 관계) 정상화, (한미) 군사훈련 중단, 미사일 방어인가”라고 물었다.

차 석좌는 조지 W. 부시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냈으며, 지난해 트럼프 정부의 주한 미국 대사로 내정됐다가 올해 초 낙마했다.

, 협상파기재협상 끝에 풍계리폐지 선언

그동안 북한은 미사일 발사 시험 중단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전격 선언하기까지 6차에 걸친 핵실험과 수차례의 협상과 파기, 재협상의 과정이 있었다.

북한은 1950년대부터 핵 개발에 나섰다. 1956년 당시 소련과 협정을 맺고 핵 연구소에 과학자들을 파견했는데 이들이 북핵 개발의 기초가 됐다. 본격적으로 뛰어든 건 1980년대부터다. 공산 국가들의 붕괴와 재래식 무기 경쟁에서 미국과 한국에 뒤처졌다는 불안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1989년 프랑스 위성이 영변 핵시설을 촬영하면서 북핵 문제는 국제무대에 등장했다. 1993년 이른바 1차 북핵 위기가 왔다. IAEA가 핵사찰 과정에서 북한이 보고한 것보다 많은 양의 플루토늄이 재처리된 것을 발견한 것이다.

북한의 ‘서울 불바다’ 발언과 미국의 ‘대북 공격’ 검토 등 위기감이 고조됐다. 얼마 안 가 다시 2차 위기가 왔다. 금창리 지하에서 핵시설로 보이는 터널이 발견되고 대포동 1호가 발사됐다.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도 한몫해 북한은 NPT 탈퇴와 핵무기 보유를 선언했다. 한국과 북한,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간에 진행돼온 6자회담도 중단됐다 간신히 봉합된다. 그러나 역시 1년이 못 갔다.

북한은 대포동 2호를 쏘고 풍계리에서 1차 지하 핵실험을 강행했다. 뒤이어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 장거리 로켓 발사, 풍계리 2차 핵실험과 김정일 사망 등 큰 사건들이 잇따르면서 대북 관계는 계속 악화됐다.

김정은 체제가 시작되면서 위기감은 더 고조돼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세 차례의 핵실험, 두 차례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가 이뤄졌다.

그러나 올해 들어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되면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의 잇단 개최를 알렸고 어제 북한은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선언했다.

전병열 기자(jun939@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