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N뉴스 캡쳐화면]
지난 29일 밤 북한은 금강산 남북 합동문화공연을 엿새 앞두고 돌연 취소하겠다는 의사를 우리 측에 일방 통보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밤 10시 10분께 남북 고위급회담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명의 통지문을 통해 “우리 측 언론이 평창올림픽과 관련해 북한이 취하고 있는 진정어린 조치들을 모독하는 여론을 계속 확산시키고 있는 가운데 북한 내부의 경축행사까지 시비에 나선만큼 합의된 행사를 취소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북한이 밝힌 내부 경축행사로는 2월 8일 진행할 것으로 보이는 이른바 ‘건군절’ 열병식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공개적으로 우리 측 언론 탓을 했으나 다른 배경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우리 정부의 경유 반입 등에 관해 미국 등의 협조를 구하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거나 ‘제재 논란’에 휩싸인 우리 정부의 난처한 입장을 배려해 선제적으로 취소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 한미 연합훈련 중단 조치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남측에서 열병식을 문제 삼자 일종의 압박카드로 내밀며 일종의 기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공연이 열릴 예정이었던 금강산 문화회관이 북측이 몰수한 자산인데, 우리 측이 점검하고 재가동하는 데 대해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는 일부 추측도 있다.
그러나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해 협의된 사항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만도 벌써 두 번째다. 북측은 앞서 지난 19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예술단 공연을 위한 사전 점검단을 20일에 파견한다고 했다가 당일 밤늦게 아무런 설명 없이 이를 중지한다고 일방 통보한 바 있다. 북한은 하루 늦은 21일에 점검단을 파견했지만 일방 중지 통보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이번 북측 통보에 대해 정부는 “북한의 일방적 통보로 남북이 합의한 행사가 개최되지 못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어렵게 남북관계 개선에 첫발을 뗀 상황에서 남과 북 모두 상호 존중과 이해의 정신을 바탕으로 합의한 사항은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협의 사항 취소 통보가 또 한번 생기자 ‘스포츠 축제인 평창동계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정부에 관한 비판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이번 북측 통보로 인해 남북이 합의했던 다른 행사들은 문제없이 진행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국희 기자 ghkim@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