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중국 제13차 5개년 규획의 문화정책 방향

중국 제13차 5개년 규획의 문화정책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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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경제발전에 대한 중·장기적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는 중국의 제13차 5개년 규획

중국 공산당은 2015년에 열린 제18기 제5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2015.10.26-29)에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향후 5년간 중국 경제발전 목표와 방향을 제시하는 제13차 5개년 규획(13·5규획)을 통과시켰다. 이를 당 대회에서 ‘건의’ 형태로 발표(2015.11.03.)하고 후속 작업을 거쳐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공식 정책으로 공포(2016.3.17.)하였다.

1953년에 제1차 5개년 계획이 처음으로 시작하였고, 매 5년마다 국민 경제 및 사회 발전을 위한 정책방향을 정하고, 국민경제발전에 대한 중·장기적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는 일련의 국가주도 계획을 설정하고 있다. 제10차 5개년 계획(10·5계획)까지는 ‘계획'(计划)으로 명명했으나 2006년부터 ‘규획(规划)’으로 수정하였다. 이는 비교적 전면적이고 장기적인 발전계획으로 더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비전을 함축하고 시장기능을 강조하고자 함을 알 수 있다.

90년대 말부터 문화와 관련한 정책과 논의들이 많아지면서 10·5계획(2001-2005)에서는 ‘문화산업’이라는 용어가 최초로 등장하였고, 이와 더불어 문화 체제 개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이후, 중국 최초의 중장기 문화발전 정책으로 11·5규획(2006-2010) 기간 동안의 ‘국가 11차 5개년 시기 문화 발전 계획’을 공표하게 되었다.

2016년은 2002년 제16차 당 대회에서 장쩌민 주석에 의해 처음 제시된 ‘샤오캉사회(중산층사회)’ 건설을 위한 마지막 경제규획의 시작점으로 중요한 정치경제적 의미를 가진다. ‘샤오캉(小康) 사회’는 의식주 문제가 해결되는 수준단계에서 부유한 단계의 중간단계의 생활수준을 지칭하며, 정치, 사회, 문화가 조화롭게 발전하는 사회를 뜻한다.

국가 신 성장 동력으로 주목 받는 분야 ‘문화’

10·5계획에서 문화산업 및 문화예술 분야의 시장건설 및 다양한 범위의 산업 개발 등에 집중했다면, 11·5규획에서는 본격적으로 문화 분야 육성 정책 수립 및 관리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리고 12·5규획에서는 문화예술 및 문화산업 관련 인프라 개선을 비롯하여, 문화산업촉진법을 마련하는 등 관련 법률체계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였다.

이번 13·5규획에서는 중국 정부의 신창타이(新常态)정책에 맞추어 질적 발전을 위한 지원에 초점을 두고 있다. 13·5규획 경제계획 회담에서 문화개혁에 대한 전반적인 발전방향을 정했으며, 중국은 문화 분야가 과학, 기술, 사회경제 등의 요소가 함께 어우러진 융합의 형태로 발전하여 국가의 신 성장 동력으로서 자리 잡길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13·5규획의 문화관련 주요 사항은 아래와 같다.

▶ 문화예술 창작활동 증진: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을 중심으로 보다 양질의 문화, 예술 작품 창작활동을 증진하도록 노력하며, 중국인들의 사상과 예술관을 반영한 예술 작품을 창작하도록 지원
▶ 문화격차 감소: 대중문화를 표준화 및 균등화 할 수 있도록 시스템 마련을 가속화하여 도시와 농촌간의 문화격차를 줄이도록 노력
▶ 문화산업 구조개혁: 문화산업이 국민 경제의 주요산업이 될 수 있도록 새로운 성장점을 형성하고, 수익과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
▶ 건전한 문화산업 시장 형성: 문화산업 시장 육성 및 감독을 위한 체제 마련
▶ 문화유산 보호 및 발전: 체계적인 전통 문화 계승 시스템 마련하고, 중국 전통 문화의 창조 및 발전을 위해 과학기술을 접목시키는 방안을 마련
▶ 중국문화의 세계화: 문화개방 수준을 높이고, 대외 및 홍콩, 마카오, 대만과의 폭넓은 문화교류의 틀을 완성 할 수 있도록 노력

제13차 5개년 규획 첫 시작점인 2016년 ‘문화’ 부문 정책 방향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2016년 문화영역개혁발전중점임무’를 발표했으며, 13·5규획의 전체적인 큰 틀 안에서 중국 문화관련 정책부서(문화부, 국가문물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 등)는 각 년도 ‘문화부문 정책방향을 수립하고 예산안을 함께 발표하였다.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을 바탕으로 한 문예창작 지원, 공공문화서비스 공급확대, 문화유산보호발전, 문화산업발전을 위한 체제보완, 중국문화세계화 등을 2016년 주요 문화 부문 중점 목표로 삼고 있다. 기본 공공문화서비스 수준을 높여 지역 간 문화향유수준 격차를 줄이고자 전국의 박물관, 기념관, 공공 도서관, 미술관 등 공익성 문화시설의 건설 및 무료개방 등 다양한 공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국가미술관(国家美术馆), 중국공예미술관(中国工艺美术馆), 고궁북원구(故宫北园区) 등을 중점 건설 대상에 포함시켜 새로운 문화예술의 거점을 마련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했다. (국가미술관의 경우, 2017년 개관을 목표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국가급 미술관-약 12만 9천 평방미터 규모-을 건립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음.) 문화유산보호발전의 경우, 과학기술융합(인터넷 플러스, 중화문명 등)과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콘텐츠 개발 등을 위한 연구 및 활동 재정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12·5규획기간 동안 크게 발전한 문화산업을 계속해서 지지하고 주요문화기업의 해외투자 프로젝트를 확장시킬 예정이며, 출판미디어업 통폐합과 상장을 통한 융자도 지원하기로 하였다. 급속도로 성장하는 문화사업 및 산업에서 새로운 형태의 시장이 출현하고 이에 각종 문제가 생겨나는 것을 관리하기 위해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관리감독의 효율을 높이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하나의 중요 계획으로 잡고 있다.

중국문화세계화를 기본 목표로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를 통한 국제문화교류, 해외문화원 추가 설립 및 관리 등에 집중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살펴볼 때, 지난 기간과 비슷한 문화부문의 정책 기조를 보여주고 있으나 문화 사업 및 산업에 대한 관리 강화를 위한 심의와 규제 등의 도입이 주목할 만한 사항이다.

제13차 5개년 규획기간의 지역별 문화정책방향

13·5규획 안에서도 지역별 특성에 따라 문화정책방향의 추진 방향과 우선순위가 조금씩 상이하며, 각 지역에서 설정한 문화정책방향을 아래 5개 지역으로 분류하면 아래와 같다.

▶ 창장삼각주지역: 문화혁신을 핵심 발전 동력으로 삼으며, 문화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한 디지털 산업 센터 건설(장쑤성), 특색마을 건설과 인터넷플러스 등 산업 융합을 통한 문화 창의 산업을 육성함(저장성).
▶ 서부지역: 실크로드 국제 예술제의 영향력을 키우고(산시성), 일대일로 건설에 적극 참여하여 문화 및 인문 교류를 증진(쓰촨성)시키면서, 지역 간의 연계발전을 꾀하고 문화산업의 수출 및 문화·관광 융합발전을 강화함.
▶ 중부지역: 중부 유일의 한국 공관을 활용하여 정부 간 협력 사업을 발굴·추진하고, 후베이일보, 후베이방송 등을 전국적인 주류 미디어로 발전시키는 등 문화산업을 강화함(후베이성). 공공문화서비스 보급(허난성) 및 문화관광산업 발전에 집중함(산시성).
▶ 동북지역: 산업고도화 정책에 맞추어 문화콘텐츠 서비스산업 육성을 강조하고(랴오닝성), 일대일로와 관련하여 중국-몽골-러시아와의 문화 분야에서 인프라 건설 및 상호 연계 추진 등 협력을 강화함.
▶ 환발해지역: 문화를 중심으로 하는 도시기능 재편 계획에 따라 문화교육 및 문화산업 발전에 집중하기로 발표하였으며(베이징시), 4대 첨단산업 (IT, 스마트장비제조, 신에너지, 신에너지자동차) 외에 문화콘텐츠, 헬스산업에서도 3년 내에 800~1,000억 위안의 산업규모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함(톈진시). 또한 문화 관련 산업의 융합을 추진하고, 영상서비스·애니메이션게임·디지털문화·테마 공원 등의 산업 발전을 가속화하는 등 문화관광산업의 지주 산업으로의 발전을 촉진할 계획임(허베이).

제13차 5개년 규획이 주는 시사점

12·5규획 기간까지는 사회 전역을 커버할 수 있는 공공문화 서비스체계 구축 정책을 통해 인프라의 공급 및 서비스 제공이 일정 수준으로 올랐다고도 볼 수 있다. (인터넷 보급률 50%이상, 스크린 수 3만 여개 이상, 라디오텔레비전 20호 이하 벽지마을까지 ‘촌촌통(村村通)7)’ 실현, 연간 방문객 수는 전국 공공도서관 5.8억 명, 문화관 5.5억 명, 박물관 8.3억 명으로 집계됨.)

13·5규획 기간에도 행정, 재정, 금융, 세수 등 다방면의 정책조치를 통해 공공문화서비스 체계를 확고히 하고 문화수준을 제고하여 ‘샤오캉사회’ 건설의 완성단계에 돌입하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지난해 말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통과된 ‘영화산업촉진법’을 시작으로 지난 4월부터 시작된 ‘문화산업촉진법’ 입법 사전 준비 조사연구 프로젝트는 발전단계에 놓인 중국 문화산업이 양적에서 발전하여 질적으로 성장하는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기대해보아도 좋다.

중국과의 교류 혹은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 문화예술 기관 및 기업에게는 중국이 적극적으로 확장시키고 있는 문화예술 사업 및 산업의 해외투자에 대한 기회를 잘 분석하여 활용하고 현재 강화되고 있는 심의, 규제 강화에 대한 학습 및 대처의 전략이 필요한 중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 자녀 정책 폐지로 2017년 한 해에만 2,000만~2,500만 명의 신생아가 태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른 문화서비스 및 문화교육 등에 대한 잠재적 수요를 예상하여 교류, 진출, 투자, 제휴·합작, 협력 등에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더불어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 문화콘텐츠산업에서 경쟁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는 한국은 아직은 규제가 까다롭긴 하지만 한·중 FTA를 적극 활용하고, 중국 ‘지역’별 문화정책의 특성을 파악하여 문화산업 서비스시장 진출에 접근할 필요가 있겠다.

글. 연수현 문화관광연구원 문화예술연구실 연구원
글 출처.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관광 웹진

* 연수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여가정책연구실 연구원은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 중어중문학과(학사), 뉴욕대학교(New York University) 공연예술행정학(Performing Arts Administration)(석사)을 졸업하고 ISPA (International Society for the Performing Arts), Lower Manhattan Cultural Council, New York City Center 등에서 근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