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단체장 인터뷰 ㅣ정문헌 서울 종로구청장에게 듣는다

단체장 인터뷰 ㅣ정문헌 서울 종로구청장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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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문화가 되는 도시, 사람이 머무는 도시, 종로를 그리다”

– 경복궁, 창덕궁, 종묘, 북촌한옥마을, 인사동 등 세계적인 전통문화유산 도시
– 다양한 문화예술 인프라, 도심 전체가 하나의 살아 있는 박물관

서울 종로는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축제 통합 운영과 문화예술 플랫폼 구축 등 문화관광 정책도 속도감 있게 추진 중이다. “종로는 다시 찾고 싶은 도시가 되어야 한다”는 철학 아래, 구민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더 따뜻한 종로를 향한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종로둘레길, 아트버스, 뉴미디어 플랫폼 등 새로운 관광 콘텐츠도 주목받고 있으며,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교통비 지원 정책은 생활 밀착형 행정의 대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구청장은 “완벽하진 않지만, 변화의 한 걸음마다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남은 임기 동안에도 구민의 삶에 가까이 닿는 정책을 통해 종로의 가치를 더해갈 계획이다.
이에 문화관광저널은 정문헌 종로구청장(사진)을 통해 종로의 문화 관광 비전을 살펴본다.

종로구의 문화관광 중점 정책은
“우리 종로는 특별한 홍보나 유치 활동 없이도 자연스럽게 많은 관광객이 찾는 도시입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한국에 오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으로 인식될 만큼, 종로 자체가 강력한 문화관광 자산을 지닌 지역입니다.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저희는 관광객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하기보다, 이미 종로를 찾는 방문객과 이곳에서 살아가는 주민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정책의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북촌 특별관리지역’ 지정을 들 수 있습니다. 북촌은 아름다운 전통 주거지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과도한 관광 수요로 인해 소음, 사생활 침해, 쓰레기, 교통 혼잡 등 다양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습니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북촌의 거주 인구는 약 26% 감소했습니다.
이에 종로구는 2024년 7월, 전국 최초로 북촌 일대를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관광객 방문 시간 제한, 전세버스 통행 제한 등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조치를 단계적으로 시행해 왔습니다. 그 결과, 주민의 일상은 한층 평온해졌으며, 관광객과의 갈등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방문 시간 준수가 자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과태료 부과 사례가 없다는 점은 해당 정책이 관광객과 업계 모두에게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내년 1월부터는 현재 시범 운영 중인 전세버스 통행 제한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며, 보행 중심의 관광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승하차장(드롭존)도 마련될 예정입니다.
관광은 도시의 활력을 더하는 동시에, 주민의 삶과 역사·문화를 함께 보호해야 하는 균형의 과정입니다. 종로구는 앞으로도 이러한 원칙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문화관광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종로구의 경쟁력 있는 문화 관광자원은
“종로는 대한민국의 역사, 전통, 예술이 응축된 상징적인 공간입니다. 경복궁, 창덕궁, 종묘, 북촌한옥마을, 인사동 등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전통문화유산은 물론, 소극장, 미술관, 박물관, 전시장 등 다양한 문화예술 인프라가 고루 분포되어 있어 도심 전체가 하나의 살아 있는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러한 풍부한 전통 자산 위에 종로는 미래 문화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새로운 시도도 활발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광화문스퀘어’ 조성사업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광화문광장과 세종대로 일대를 디지털 기반의 글로벌 미디어 랜드마크로 탈바꿈시키는 대형 사업으로, 단순한 광고판 설치를 넘어 공공성, 기술력, 예술성이 융합된 도심형 미디어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24년 1월, 서울시 제2기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되며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고, 민관합동협의회를 통해 협력 체계도 본격적으로 가동 중입니다.
올해 4월 코리아나호텔을 시작으로 8월 KT WEST, 10월 동아일보 사옥에 대형 미디어 전광판이 설치되었으며, 연말까지 교보생명빌딩, 일민미술관, 동화면세점 등 총 9개 건물에 순차적으로 전광판이 들어서면서 종로는 거대한 미디어 갤러리로 재탄생할 예정입니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 국제아트페어 KIAF 등과의 협력을 통해 미디어 아트 전시도 준비 중이며, 앞으로는 청년 예술인의 콘텐츠 송출, 연말 카운트다운 퍼포먼스 등 종로의 문화 생태계를 더욱 풍성하게 할 다양한 미디어 아트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종로는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로서, 문화 관광의 깊이와 확장성을 동시에 갖춘 경쟁력 있는 지역입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자산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문화 관광 도시로서의 위상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대표적인 축제와 육성 방안은
“종로는 수많은 문화유산과 예술 인프라를 품고 있는 도시입니다. 이러한 풍부한 기반 위에 오랜 시간에 걸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축제들이 많지만, 그동안 각각의 축제가 분산되어 열리면서 자원의 중복과 효과의 분절이라는 한계도 존재했습니다.
이에 종로구는 2023년부터 축제 구조를 전면 재편했습니다. 모든 축제를 하나의 브랜드 아래 통합하고, 가을철 집중 개최 체계를 도입함으로써 예산, 인력, 무대, 홍보 등을 효율적으로 운영한 결과, 콘텐츠의 밀도는 높아지고 시민 만족도 역시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체코 족구팀과의 국제 교류, KT&G와의 패션 인큐베이팅 협업, 뮤지엄 투어 등 외부 기관과의 협력이 활발히 이루어지며, 축제 콘텐츠가 더욱 풍성하고 깊이 있게 확장되었습니다. 올해는 이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상·하반기 2회 집중 개최 체계를 새롭게 도입했습니다.
상반기에는 ‘대학로 차 없는 거리 축제’, ‘어디나 스테이지’ 등 젊고 역동적인 감성의 참여형 거리 축제가 활발히 펼쳐졌고, 많은 시민과 관광객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습니다. 특히 찾아가는 공연문화 프로그램 ‘어디나 스테이지’는 지난 5월부터 종로 곳곳에서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이며, 일상 속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반기에는 종로만의 역사성과 전통을 살린 축제들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종로한복축제’, ‘궁중과 사대부가 음식축제’, ‘K-주얼리 페스티벌’, ‘돈화문로 문화축제’ 등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객 유입을 동시에 도모할 계획입니다.
종로는 단순한 축제 개최를 넘어, 문화와 일상이 어우러지는 도시형 축제 모델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함께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축제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국내외 관광객을 위한 홍보 전략은
“저는 관광의 본질이 단순히 ‘더 많이 알리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이 있게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험의 밀도와 감동의 질이 결국 관광의 지속성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종로구는 관광객이 문화예술을 보다 쉽게 접하고, 깊이 있게 향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먼저, 종로의 공연·전시·행사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문화예술공연 뉴미디어 플랫폼’을 오는 11월 정식 운영할 예정입니다. 이 플랫폼은 관람 접근성을 높이고,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예술 향유의 기회를 넓히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또한, 윤동주문학관, 김창열 화가의 집, 박물관·미술관 등 종로의 대표 문화시설들을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하는 ‘종로 아트버스’가 올 하반기 시범 운행에 들어갑니다. 이를 통해 종로의 다채로운 예술 공간을 보다 쉽고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준비 중입니다.
아울러, 자연·전통·역사·미래를 핵심 주제로 지역 곳곳의 이야기를 하나의 길로 잇는 ‘종로 문화관광벨트’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종로둘레길, 홍제천 수변공간, 모던길 사운드워크 등 ‘걷고, 보고, 체험하는 관광 콘텐츠’를 확장하며, 종로의 진면목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길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11월 개통한 종로둘레길은 인왕산, 북악산, 낙산, 청계천, 광화문 등 총 15.8km에 달하는 도심형 트레킹 코스로, 약 7시간 동안 종로의 자연과 역사, 문화유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명소로 자리잡았습니다. 이 길은 ‘주민이 선택한 종로 10대 사업’ 1위에 선정되며 지역민의 높은 관심과 지지를 받았습니다.
결국 종로가 지향하는 관광은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이 아니라, ‘다시 찾고 싶은 곳’입니다. 머무는 모든 순간이 인상 깊고, 삶과 문화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종로는 앞으로도 깊이 있는 관광 경험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앞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은
“올 하반기, 종로구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버스 교통비 지원 정책’입니다.
종로구는 그간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정책, 일상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을 중심으로 구정을 운영해 왔습니다. 그중에서도 교통은 주민 삶과 가장 밀접한 핵심 인프라이며, 교통 환경의 개선은 곧 생활의 질 향상과 직결되는 중요한 과제입니다.
특히 종로는 지하철 노선이 동쪽에 집중되어 있어, 서부 지역 주민들의 버스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이러한 지역 간 교통 불균형을 해소하고, 나아가 버스를 서울 시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보편적 공공재로 자리매김시키고자 이번 정책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나 국토교통부의 ‘K-패스’가 성인과 청년 중심의 정책이라면, 종로구의 버스 교통비 지원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어르신부터 어린이까지 모든 연령대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별도의 카드 발급이나 복잡한 절차 없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정책 체감도를 높였습니다.
지원 내용은 △어르신(65세 이상)과 청년(19~39세): 연간 최대 24만 원 △청소년(13~18세)은 연간 최대 16만 원 △어린이(6~12세)는 연간 최대 8만 원입니다.
본 사업은 오는 9월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으며, 향후에는 현재 제외된 40~64세 중년층까지 지원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버스의 보편적 공공재화’라는 가치를 실현하고, 정책의 완성도를 더욱 높여나가겠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종로의 이 시도가 서울을 넘어 전국적인 변화를 이끄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종로는 앞으로도 주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정책을 통해,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행정을 펼쳐나가겠습니다.”

구민과 독자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어느덧 종로구청장으로서의 3년 차를 지나, 4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동안 구민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함께 웃고 고민하며 걸어온 시간들은 제게 무엇보다 소중한 여정이었습니다.
아직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구민 여러분께서 바라는 변화들을 하나하나 현실로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더 큰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남은 임기 동안에도 소통과 공감을 바탕으로, 더 따뜻하고 더 든든한 종로를 만들기 위해 쉼 없이 나아가겠습니다.
늘 지켜봐 주시고, 아낌없는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기획특집부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서울 출신으로 중앙중학교와 경복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 위스콘신대학교에서 정치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어 시카고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를,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으며 학문적 기반을 다졌다.
정 구청장은 제17대와 제19대 국회의원(강원 속초‧고성‧양양)을 지내며 입법 활동에 참여했고, 청와대 통일비서관으로 재직하며 남북관계와 통일 정책을 다뤘다. 또한 고려대학교 평화연구소 연구교수, 동국대학교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국민대학교 초빙교수 등 학계에서도 활동하며 정치와 정책 연구를 이어왔다.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제36대 종로구청장에 당선된 그는 중앙 정치와 학문적 연구, 그리고 지방 행정을 두루 경험한 정치인으로 주민 생활과 밀접한 현안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주차난 해소, 청소년 문화 공간 확충, 돌봄 종사자 지원 등 생활 밀착형 정책을 추진하며 “중앙 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종로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