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행사를 주관하면서 지방 손님들에게 단체로 KTX 승차권을 예약해 줬다. 그런데 예정 시간 보다 행사가 일찍 끝나게 돼 승차권 예약 시간을 앞당겨서 다시 예약을 해줬다. 그리고 그 전 승차권을 예약 취소했다.
일행은 예약 시간에 맞춰 탑승을 했지만, 좌석이 달랐다. 승무원과 실랑이 끝에 승차권을 예약했다가 취소했다는 사실을 알고 A씨에게 연락했지만, 당시 행사 뒤풀이로 소란스러워 전화를 받지 않았다.. 결국 일행 6명은 도착역에서 무임승차로 요금을 다시 지불해야 했다. 나중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스마트폰 ‘코레일앱’을 확인해 보고 깜짝 놀랐다. 예약 취소 버튼을 잘못 눌러 변경 시간 승차권이 취소되고 먼저 예약한 차표는 살아 있었지만, 시간 경과로 무효가 돼 버렸다. 승차요금 40여만 원을 개인이 변제해야 할 수밖에 없었다.
A씨는 억울한 생각에 혹시나 구제받을 방법이 없을까 싶어 코레일 고객센터로 연락했다.
코레일 측은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대중교통의 특성상 일정한 기준과 규정을 정하여 운영할 수밖에 없는 점 양해 말씀드리며, 유효기간이 지나 무효가 된 승차권을 반환해 드릴 경우 공석으로 운행함에 따른 좌석 운영의 어려움과 요청한 고객님께만 반환해 드릴 경우 다른 고객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어 도착 시각이 지난 무효승차권은 환불이 어렵다”며 원론적인 답변이 왔다.
A씨는 “고객의 실수지만, 그 당시 탑승한 일행은 좌석이 없어 모두 입석을 타고 왔는데, 코레일 측은 실질적으로 손해가 없다“며 ”입석표 판매 수익은 일부 감소되겠지만, 처음 예약한 승차권 수입은 보전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한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코레일 측으로 해당 내용 전달하여 확인해보도록 하겠다”며 “피해 처리 업무가 ‘합의권고’ 권한으로, 양 당사자 수락이 필수조건이기 때문에, 해당 사업자가 중재안에 대해 거부할 경우 직접적인 피해 처리가 어려울 수 있다”고 답변했다.
연로한 A씨(72세)는 “스마트폰 사용이 미숙해 벌어진 실수인데, 개인이 전액 부담을 한다는 게 좀 억울하다”면서 “코레일 측의 선처를 바랄 뿐이다”고 한숨을 쉰다.
이같이 고객의 실수로 빚어진 경우 피해구제 할 방안이 없을까? 물론 쌍방 계약에 의해 발생한 경우지만, 공기업의 대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일부분이라도 반환해 준다면 고객 만족은 배가될 것이다. 사전 예약 해지일 경우는 경과 시간에 따라 일부분을 환불해 주고 있다. 사전에 취소를 못 하면 전액 고객이 부담한다. 유효기간이 지난 경우에도 일정 금액을 환불해 주도록 약관을 개정하면 어떨까. 공기업은 국민의 복리에 기여할 책무도 있지 않은가.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