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제임스웹우주망원경, 우주 ‘태초의 빛’ 포착

제임스웹우주망원경, 우주 ‘태초의 빛’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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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행성 대기서 6시간 관측으로 물 신호 포착

근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용골자리성운의 우주절벽.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은 12일(현지시각) 메릴랜드 고다드우주비행센터에서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4개의 강력한 적외선 관측 장비로 포착한 컬러 우주 사진 5장을 공개했다.

30년간의 연구 개발과 100억 달러의 자금을 들여 우주에 보낸 뒤 초긴장 속의 6개월 준비 작업을 끝내고 처음으로 관측한 사진이다.

한겨례 보도에 따르면 빌 넬슨 나사 국장은 “제임스웹은 우주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인류에게 제시한다”며 “이를 통해 우리는 우주와 그 안에 있는 인류의 위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공개된 사진 중 마지막에 보여준 사진은 용골자리성운(Carina Nebula)의 우주절벽이다. 지구에서 7600광년 떨어진 용골 성운은 태양보다 몇 배 더 큰 무거운 별들의 고향으로, 우리 은하에서 가장 크고 밝은 성운 가운데 하나다. 남쪽 용골자리에 있는 성운으로 크기가 300광년이나 된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우주절벽은 용골자리성운 북서쪽 모서리에 있는 ‘NGC 3324’라는 이름의 별 보육원 가장자리다. 산처럼 솟은 부분의 높이는 최대 7광년이며 그 사이사이로 어린 별들이 반짝인다. 산에서 피어오르는 것처럼 보이는 증기는 실제로 뜨거운 이온 가스와 열 복사로 인해 성운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우주 먼지다.

허블이 10년 이상 걸려 포착한 신호를 단숨에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근적외선으로 촬영한 은하단 ‘SMACS 0723’.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이날 나사가 공개한 사진 중 하나는 카메라를 통해 들여다본 우주 물체의 실체가 아닌 분광기를 통해 측정한 스펙트럼이다. 대상은 2014년 발견한 봉황자리의 외계행성 ‘WASP-96 b’다.

지구에서 1150광년 떨어져 있는 WASP-96 b는 태양계 밖에 있는 거대한 행성으로 주로 가스로 이뤄져 있다. 수성~태양 거리의 9분1의 1 거리에 있는 항성을 3.4일마다 공전한다. 질량은 목성의 절반 정도이나 지름은 1.2배 더 크다. 온도가 500도가 넘는 ‘부풀어 오른 행성’이다.

나사는 제임스웹의 정밀한 분광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행성의 대기에서 구름과 연무 및 물의 신호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제입스웹의 근적외선 이미저 및 슬릿리스 분광기(NIRISS)가 6월21일 이 행성이 별 앞을 가로질러 이동하는 6.4시간 동안 포착한 스펙트럼을 분석한 결과다. 분광이란 행성에서 포착한 빛의 여러 파장을 분석해 구성 물질을 밝혀내는 걸 말한다.

제임스웹은 0.6~2.8㎛의 스펙트럼을 포착하는데 1.6㎛ 이상의 파장은 다른 망원경에선 접근할 수 없었다. 스펙트럼의 이 부분은 물을 비롯해 산소, 메탄, 이산화탄소 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한겨레 보도에 의하면 나사는 “1990년부터 관측활동을 한 허블우주망원경이 2013년에서야 처음으로 외계행성의 대기에서 물을 감지한 것을 고려하면 제임스웹의 이런 관측력은 지구 너머에 있을 수 있는 거주가능 행성 탐구에서 거대한 도약을 뜻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제임스웹은 향후 1년 동안 관측시간의 4분의 1을 외계행성에 할당한다.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