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불법 투기 의혹을 수사 중인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출범 약 3개월간 646건, 약 2800명을 내·수사해 20명을 구속하고 529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부동산 투기 조사·수사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특수본은 경찰 국가수사본부를 중심으로 금융위·국세청·금감원·부동산원 등 관계기관이 참여, 총 1560명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특수본은 현재까지 내부정보 이용, 불법 농지 취득, 기획부동산 등 646건의 사건에 대해 2796명을 내·수사, 투기비리 공직자와 기획부동산 업자 등 20명을 구속하고 651억원 상당의 투기수익을 몰수·추징보전했다.
LH의 경우 직원 77명, 친인척·지인 74명 등 151명을 적발해 현재까지 4명이 구속됐으며 126명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다.
특수본이 수사 중인 공직자는 국회의원 13명, 지자체장 14명, 고위공직자 8명, 지방의회의원 55명, 국가공무원 85명, 지방공무원 176명, 기타 공공기관 47명 등 총 399명이다. 이 중 내부정보를 이용한 공직자 9명은 구속됐다.
이와 함께 특수본은 조직적이고 기업화된 기획부동산 범죄에 대한 수사도 확대하고 있다.
‘농지투기’를 조장하는 불법 농업법인 107개, 개발 호재가 있는 것처럼 속여 투자금을 편취한 기획부동산 업체 64개를 특정, 법인 및 업체 대표 4명을 구속하고 199명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대검찰청에 부동산 투기사범 수사협력단을 설치하고 전국 43개 검찰청에 총 641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구성, 부동산 투기사범에 대해 집중수사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기획부동산업체 운영자 및 주택 투기사범 등 총 14명을 구속하고 범죄수익 257억원 상당을 보전조치했다.
검경이 몰수·추징 등 보전 조치한 부동산 투기수익은 총 908억원이다.
국세청은 전국 지방국세청 및 세무서의 조사요원 200명으로 구성된 ‘개발지역 부동산탈세 특별조사단’ 설치를 통해 전국 44개 대규모 개발지역 등의 일정금액 이상 토지거래 내역을 분석, 탈세혐의를 정밀하게 검증하고 있다.
특별조사단은 454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여 세금 탈루가 드러난 94건과 관련해 증여세·법인세 등 약 534억원의 세금을 추징할 예정이다.
또 조사 과정에서 허위 증빙 작성 등 부정한 행위로 세금을 포탈한 사례 2건을 적발, 관련 법에 따라 고발할 방침이다. 개발제한구역 내의 토지를 취득하면서 타인 명의로 등기하는 등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사례 4건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에 통보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부동산 투기 특별 금융대응반’을 통해 부동산 투기 의심거래 관련 현장검사, 비주택담보대출 실태분석 및 관련 제도개선 등을 수행하고 있다.
금융대응반은 불법 대출이 의심되는 4개 금융회사에 대해 현장점검을 벌여 현재까지 43건, 67명을 수사 의뢰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브리핑에서 “전직 차관급 기관장과 기초지자체장, 시군의원,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들까지 여러 공직자들이 내부정보를 활용해 토지를 매입한 혐의를 확인했다”며 “행정을 통괄해야 될 국무총리로서 이러한 공직자들의 불법 혐의에 대해 매우 부끄럽게 생각하고 국민들 앞에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은 결코 흐지부지 끝낼 수 없다는 정부의 단호한 의지를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며 “유사한 불법행위가 다시는 발붙일 수 없도록 기한을 두지 않고 성역없이 수사하고 조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지금 우리 사회에서 불법적인 부동산 투기는 서민의 꿈과 희망을 짓밟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범죄이자 대한민국 공동체의 미래를 해체시키는 중대 범죄”라며 “정부는 이번 사건을 부동산 시장에서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소미 기자 l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