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문화 인물 | 조영려 신진 화가를 만나다

문화 인물 | 조영려 신진 화가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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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려 신진 화가,
화폭에 馬(말)의 감정을 담다

– BFAA 전시작품 판매 수익 전액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

말은 유구한 세월을 인간과 공존해 왔으며, 그 기상과 역동성은 희망과 용기를 심어 준다. 그림으로 말과 소통하며 그 표정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는 작가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그의 그림 속에는 말의 희로애락이 살아 숨 쉰다.

지난 16일 부산미술협회가 주최하는 2020 제9회 BFAA 국제아트페어와 제40회 부산미술제가 벡스코에서 열렸다. 개막식에 맞춰 작가의 부스를 찾았다. 다른 부스와 달리 이곳에는 관람객들이 북적였다.

“우리 아이가 말띠여서 관심이 많아요.” 어린아이를 동반한 관람객이 화가에게 인사를 건넨다. “나도 말띤데 정말 말이 살아 움직이네.” “저 말은 참 슬프게 보이는데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 “저 말은 질주하고 있네.” “저 말은 웃고 있는데? 정말 행복해 보여요.” 여기저기서 말의 표정을 읽고 탄성을 지른다.

수줍은 모습으로 환하게 웃으며 필자를 맞이하는 조영려 화가. 앳된 얼굴에 순수함이 묻어나는 그는 분주한 가운데서도 짬짬이 기자의 질문에 명쾌하게 설명을 이어간다.

미술 공부를 전문적으로 받은 사람도 힘든 과정을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해 신진 화가의 반열에 오른 조영려 작가. 그는 미술에 관심이 많다 보니 인터넷으로 독학을 했다고 한다. 지금은 지도해 주고 계신 선생님이 계셔서 지도도 받고 있다.

축하합니다. 그림을 그리게 된 동기는.

“어릴 때부터 그림에는 관심이 많았어요. 엄마 아빠가 예술을 하시는 분들이라 저도 글을 썼습니다. 그래서 문예반에서 작품 활동을 많이 했었는데, 나중에 시인이 돼서 시집을 펴내야겠다는 생각도 했었어요. 습작이지만 시도 많이 썼어요. 그러다 우연히 시상(詩想)을 그림으로 표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본격적으로 그림에 열정을 쏟은 시기는 2년 전입니다. 처음에는 취미로 그림을 그렸는데 ‘제49회 구상전공모대전’에서 입상하는 등 상을 받으면서 ‘내게 재능이 있나?’ 이런 생각을 가지면서 그림에 자신감을 가지게 됐어요.”

그가 화가의 길을 걷게 된 것은 겨우 2년여에 불과하지만, 신진 작가로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문학가인 부모님으로 부터 받은 선천적인 소질 때문이라고 주변에서 평가한다. 입문 4개월 만에 그린 작품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출품했는데 큰 영광을 안았었다.

“운이 좋았다”며 겸손해 하는 그는 어릴 적 꿈을 떠올려 취미로 그림을 그리게 됐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말을 주제로 그리는 특별한 동기가 있는지.

“제가 말타기를 좋아합니다. 승마를 할 때는 그렇게 행복하고 즐거울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말을 좋아하게 되고 감정적으로 교감이 이뤄진다는 것을 느끼죠. 말의 표정을 읽고 함께 공감하면서 그림으로 그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말의 희로애락을 화폭에 담는 작업은 교감이 이뤄지지 않으면 표현할 수가 없어요. 말을 애완동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로 보고 마음으로 소통해야 합니다.”

화가로서의 포부가 있다면. 

“저는 말을 주제로 많이 그리고 있는데 말은 그려도 그려도 색다른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말은 활동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역동성을 나타내는 그림을 그리기도 하지만, 가만히 있는 말들은 차분하고 슬프게 보이기도 합니다. 표정에서도 그렇고, 저는 그 말을 처음에는 유화나 아크릴 위주로 작업을 하다가 지금은 혼합재료를 이용하여 다양한 기법으로 작업을 합니다. 그러면서 순간순간 ‘어? 이런 것도 얻어지네’ 하는 의외의 작품이 나오기도 해 가끔 놀라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사람과 말의 공존을 모색하고 등장시켜 같이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몇 개의 작품이 있습니다만. 제가 작년에 미술 대전에서 특선한 작품도 사람과 말이 함께 교감하는 그림입니다. 좀 더 다양한 관점으로 그리고 싶습니다.”

화법의 특징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제 그림을 보고 색을 과감하게 표현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남들이 잘 쓰지 않는 원색 계열을 많이 쓰다 보니 그런 말을 듣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상하게 그런 느낌을 좋아합니다. 어떤 분이 저에게 “곱상하게 생겼는데 어떻게 이런 붓 터치로 말을 그렸느냐? 나는 그림을 보고 남자가 그린 줄 알았다”며 생긴 모습과는 너무 다르게 그린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말의 역동성을 나타내려면 너무 정확하게 그리는 것보다는 순간순간을 포착해야 하기 때문에 주로 드로잉기법을 사용합니다. 아주 강조되는 부분을 하나씩 잡아서 어떤 때는 눈이 될 수도 있고, 어떤 때는 발이 될 수도 있고, 갈퀴가 될 수도 있는데 상황에 따라 포커스를 주면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조 작가는 그림의 제목에 신경을 많이 쓴다. 특별한 의미라기보다는 작품에 이야기를 담아 작품의 주제를 표현하기 위해 시적 감각으로 제목을 뽑아내려고 애를 쓴다. 명칭보다는 정서적인 표현으로 대화체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말은 역동적인 면도 있지만, 정적인 부분도 있기 때문에 말의 표정으로 감정 표현을 가능하게 한다. 행복한 말은 기쁨을 나타내고, 뛰는 말은 역동성을 강조하고, ‘믿음의 아침’이라는 강한 느낌의 제목도 뽑는다. 말도 사람처럼 감정이 있는 동물이기 때문에 기쁠 때도 있지만, 슬플 때도 있을 테니까 그걸 읽어내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조 작가가 전시한 그림에는 다양한 표정의 말들이 등장하고 있다. 동적인 부분과 정적인 부분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감정을 이입시킨 작품이다.

전시회 참가 동기는.

“말을 그리면서 작품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해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평가를 받을지 사실은 궁금했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이런 때 용기를 내보지 않으면 평생 못하겠다는 생각에 시작을 했습니다. 또한 말은 용기와 희망을 주는 동물이기 때문에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말의 기상을 불어넣고 싶은 생각에 출품을 하고자 마음을 굳히게 된 것입니다. 시작할 때는 두렵기도 했지만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시작해보고, 실패도 해보고, 그리고 다시 일어서고자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다른 사람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또 불우한 아이들이라든지 마음이 답답한 사람들에게 밝은 빛깔의 용기와 희망을 조금이라도 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봤습니다.”

일반인이 시작하기는 쉽지 않았을 텐데.

“저도 사실은 계속 망설이다가 이렇게 시간이 지나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누구든지 무언가를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너무 주저하지 말고 그냥 부딪혀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일단 도전해보라는 것이죠. 시작도 하지 않고 시간이 가버리면 나중에 자꾸만 뒤돌아보고, 가지 않은 길에 대해서 후회할 것 같았습니다. 뭐든지 한번 해보면 자기 안에 있던 어떤 재능이, 또는 그 감성이 발견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화가로서 느끼는 보람이 있다면.

“참 잘 했구나 하고 느끼는 건 제가 너무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그림을 그리면 최소 5시간 정도의 시간이 금방 가버립니다.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한편으로는 아무런 생각 없이 그림에 몰입할 수 있는 그 자체가 너무 좋습니다. 제가 행복하니까 제 주변에서도 참 행복해하고, 제 그림을 보고 용기를 얻었다는 얘기를 들을 때는 보람도 있고, 가족들도 너무 좋아하니깐 제가 덩달아 신이 나는 것 같습니다. 특히 남편이 전폭 지지하고 후원해 주니까 작품에 전념할 수 있어 더욱 감사합니다.”

그의 남편 김인석 회장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직전 부산후원회장’이며, 국제로타리클럽 낙동클럽 회장을 역임하는 등 많은 봉사와 기부로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

“말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초식동물로 선한 마음을 가진 동물입니다. 코로나19로 참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관객들이 제 작품 속의 말들을 보고, 희망을 잃지 않고, 조금이나마 용기를 얻어서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사람들에게 따뜻함과 용기와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인터뷰 말미에 조 작가가 밝힌 포부다.

“사람은 만나면 이해관계보다 인간관계를 좋아하니까 한번 맺은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그 사람이 싫어하지 않으면 끝까지 갑니다. 미련할 정도지만 오래오래 맺어지는 게 저는 좋습니다. 현실 감각이 좀 떨어진다는 말을 듣기도 하는데 계산적인 사람을 싫어하고 베푸는 걸 좋아합니다. 사람이 살면 얼마나 살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냥 다 이렇게 나누면서 사는 게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고, 물질적인 욕심은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아주 행복합니다.”

왼쪽부터 남편(김인석 아이에스 회장), 조영려 작가, 아들(김현진 기획실장), 여승수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부산지역본부장

조 작가는 이번 전시회 작품 판매 수익금 전액(2,000만 원)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했다.

그는 시집 등 문학작품도 내고 싶고, 사진 공부도 하고 싶고, 문화 프로그램에도 참가하고 싶다고 한다. 여건이 된다면 외국 미술관이나 박물관 기행을 하면서 안목을 넓히고 전문 작가로서의 길도 생각하고 있다는 그는 하루가 30시간이었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는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그의 꿈이 반드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해 본다.

전병열 편집인·이명이 기자 newsone@newsone.co.kr


조영려 화가는
-제49회 구상전 공모대전 입상
-제18회 겸재진경미술대전 서양화부 장려상
-제45회 부산미술대전 서양화부 특선
-제48회 구상전 공모대전 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