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새 제주지역 숙박업체가 2배 이상 증가하면서 과당경쟁 양상을 빚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공유숙박’ 확대 정책이 현실화하면 가뜩이나 포화상태인 제주 숙박업계에도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지역 숙박업은 지난 10여년간 관광객 급증, 각종 개발사업 호조 등의 영향으로 연평균 13.7%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최근 들어 관광객 감소, 과잉 공급 등의 영향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실제, 관광호텔과 콘도미니엄 등 제주지역 숙박업체는 2013년을 기점으로 급증하기 시작해 지난해 말 현재 5182개 업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의 객실 총 규모는 7만1822실.
이는 2013년 3만5000실 규모였던 것과 비교하며 무려 갑절 증가한 수치다.
한국은행은 현재 제주도내 체류 관광객 수가 17만6000명 정도로, 이에 따른 필요 객실 수는 4만6000실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2018년 기준으로 과잉공급 규모가 2만 6000실 이상으로 확대된 것으로 분석했다.
숙박 수요는 정체된 반면, 객실공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과잉공급 상황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현재 제주지역 숙박업은 리스크 요인이 매우 심각하게 나타난다고 경고했다.
우선 과잉공급으로 인한 경쟁 심화의 문제를 들었다.
문제는 앞으로 관광숙박업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데 있다.
이미 승인이 이뤄진 관광숙박시설 중 자진 취소, 투자 부진 등으로 사업이 중단된 곳을 제외하더라도 일부 대형 사업장을 중심으로 등록되지 않은 잔여 승인 물량이 상당 수준 남아 있어 향후에도 객실 공급이 확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처럼 과잉공급으로 인한 경쟁 심화로 숙박업체를 포함한 제주지역 전체 관광사업체의 평균 존속연수는 6.5년으로 전국 평균(7.4년)보다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제주지역 숙박업은 게스트하우스, 민박, 여관 등 상대적으로 영세한 규모의 업체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내국인 관광객 둔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해외여행에 대한 접근성 확대 등으로 내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2018년 들어 둔화되기 시작해 3분기에는 감소로 전환되면서 숙박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데, 앞으로도 내국인 관광객은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제주지역 산업별 여신(예금은행 기준)중 숙박 및 음식점업 대출비중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14.3%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도 리스크 요인으로 제시됐다. 이는 숙박업 업황 부진 및 대출 금리 상승 지속시 지역금융 안정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은 결론적으로 객실 과잉공급, 내국인 관광객 증가세 둔화, 대내외 여건 변화 가능성 등으로 제주지역 숙박업은 당분간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설상가상 공유숙박이 확대되면 문제는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연구원이 13일 발표한 ‘공유숙박 확대 허용에 따른 제주지역에의 영향 전망 및 대응 과제’ 연구보고서를 봐도 도내 관광호텔 객실 이용률은 특1급 호텔의 경우 2012년 82.0%에서 2017년 64.3%로, 1등급 호텔은 같은 기간 81.7%에서 54.6%로, 3등급 호텔도 66.6%에서 52.6%로 떨어졌다.
제주연구원은 “공급과잉으로 객실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신규 숙박시설 건설이나 공유숙박까지 확대 허용하면 숙박업체 간 과당경쟁이 불가피하고, 지역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