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산천어축제 등 동물을 주제로 한 각종 축제가 동물 학대에 해당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동물축제 개선’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지난 1월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보면, 한 누리꾼은 ‘인간 유흥을 위해 매년 76만 마리 어류(동물)를 죽이는, 동물집단학살축제 개선 청원’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누리꾼은 이 글에서 “산천어축제는 오로지 인간 재미를 위해 76만 마리가 죽어야 끝나는 이벤트다. 인간에겐 축제라지만 희생양이 되는 산천어에겐 집단학살이자, 학대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맨손잡기 프로그램을 전면 재검토하는 등 생태적인 축제로 바뀔 수 있도록 정부에 동물복지 지침(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이 누리꾼은 “이 청원은 물고기를 잡거나 먹지 말자는 뜻이 아니다. 오로지 인간 유흥과 재미를 위해 어류를 학대하고 즐기는 것을 하지 말아 달라고, 인간으로서 다른 생명체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달라는 호소”라고 <한겨레> 기사를 인용해 청원 취지를 설명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지난 18일 올린 ‘산천어축제 폐지 청원’이라는 글을 통해 “내 잣대는 ‘내가 생존을 위해 필요하다면…’이다. 나도 생존 본능을 가진 인간인지라 동물을 위해 내가 죽지는 못한다. 하지만 오로지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동물을 이용한다? 이건 내 기준으로 명백한 동물 학대”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도 모기를 잡고 파리를 쫓는다. 그건 그들이 나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싸움의 소와 투견, 산천어축제, 송어축제 등의 동물이 우리에게 무슨 해를 끼쳤을까? 그래서 동물을 이용한 축제를 반대하며, 대표 격인 화천산천어축제 폐지를 청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청원의 마감일은 각각 2월18일, 17일까지다. 청와대는 국민청원에 20만명이 동참하면 공식 답변을 내놓는다.
한편, 동물권 단체인 동물을 위한 행동과 시셰퍼드 코리아, 동물해방물결, 생명다양성재단, 동물구조119 등 5개 동물·환경단체가 모여 지난해 12월 ‘산천어 살리기 운동본부’를 꾸렸다. 지난 5일 개막일에는 축제장에서 동물 학대 중단을 요구하며 기자회견도 열었다. 이들은 산천어축제 등 각종 동물축제의 프로그램을 전면 재검토해 생명윤리에 반하지 않는, 생태적이고 지속 가능한 축제로 바꿔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