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고학회가 지난 8월 20일 남북한 전문가들로 ‘민족 문화유산 공동발굴조사단(가칭)’을 구성해 북한의 문화유산을 조사하자고 제안했다.
한국고고학회와 북한의 조선고고학회를 중심으로 하는 문화재조사 자문기구 ‘남북고고학협회(가칭)’의 설립안도 제시했다.
학회는 “남북관계의 빠른 진전과 함께 북한에서 대규모 개발 공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급격한 사업 추진이 문화유산 훼손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기에 사전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 민족유산보호법은 건설 과정에서 민족유산을 발견하는 경우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신고하도록 규정할 뿐, 사전 조사를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
북한 매장문화재 조사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북한 기관이 그 수요를 감당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주장도 잇따른다.
학회에 따르면 사회과학원 고고학연구소를 비롯한 북한 민족유산보호기관에 소속된 고고학 전공자는 2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남한은 전문 인력만 2,670명이며, 문화재청에 등록된 발굴조사 전문기관도 100곳이 넘는다.남북 협력의 구체적인 내용은 23일 국립고궁박물관 별관 강당에서 하는 ‘북한 문화유산 공동조사 방안’ 학술회의에서 제시됐다. 서울대 김종일 교수가 독일 통일과정에서의 문화유산 조사와 보존관리 사례 등을 공유했다. 심광주 한국토지주택박물관 관장은 개성공단 건설부지 내 문화유산 공동조사의 성과와 과제를, 김범철 충북대 교수는 북한 SOC 사업 구상과 문화유산을 각각 발표했다.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