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산림을 배경으로 ‘생물 자원의 수도’를 꿈꾸는 고장 ‘인제’. 한반도의 근골을 이루는 백두대간의 중심에 위치한 인제는, 그동안 “인제에 가면 언제 오나”는 말이 있을 만큼 궁벽한 산간 오지라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제는 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되면서 서울에서 1시간대 거리에 위치하게 됐고, 대한민국의 마지막 청정 곳간이라는 인제의 매력을 더욱 가깝고 편안하게 만끽할 수 있게 됐다.
인제군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명산인 설악산 국립공원을 비롯해 3둔 4가리라 일컫는 우리나라 최대의 원시자연림을 간직한 방태산, 천상의 화원으로 불리는 점봉산 곰배령, 원대리 자작나무 숲 등 깨끗하고 수려한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한 우수한 트레킹 코스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대한민국 람사르 습지 1호이자 국내 유일의 고층습원인 대암산 용늪은 한국관광공사 ‘2018년 6월의 가볼만한 곳’에 선정됐으며, 춘천, 홍천, 화천, 양구와 함께 호수문화권을 조성해 소양강댐을 중심으로 한 관광협의체를 구성, 홍보에 앞장서고 있기도 하다.
이외에도 인제군은 만해 한용운 선생이 머물며 독립운동과 불교개혁의 기틀을 닦은 백담사, 한국 근현대 서예사 최고의 대가로 평가받고 있는 여초 김응현 선생의 서예작품과 소장품이 전시돼있는 서예전문박물관인 여초서예관, 우리나라 근현대기의 시집 1만여 권을 소장 중인 한국시집박물관, 강원도 산촌마을의 풍습과 삶을 엿볼 수 있는 산촌민속박물관, 인제 출신의 모더니즘 시인인 박인환의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는 박인환문학관 등 다양한 문화전시 공간을 갖추고 있다.
본지는 특유의 청정 산림자원을 바탕으로 다양한 문화·관광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는, 인제군의 박대용 부군수(인제군수 권한대행)(사진)를 만나 문화·관광 비전을 들어봤다.
지난 5월부터 군수 권한대행 업무를 맡고 있는 박 부군수는 “요즈음 권한대행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군정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평상시 2주에 한 번 진행하던 주간 기획 보고도 매주 진행하는 등 군정 업무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운을 뗐다.
문화·관광과 관련해서는 “체류형 관광이 가능하도록 자작나무숲 인근에 힐링코티지 등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있으며, 소양호 빙어체험마을을 조성해 사계절 생태관광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인제군은 또한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평화지역 관련 관광사업 35개를 발굴했으며, 금강산이 위치한 금강군이 인제군과 접해있는 만큼 DMZ 평화생명관광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부군수는 강원도 관광이라면 누구 못지않게 ‘잘’ 알고 있는 관광 전문가다. 지난해 7월 1일 인제 부군수로 발령 받기 전까지 강원도청에서 근무했는데, 관광문화국(現 관광문화체육국)의 소속 4개 과에서 모두 근무했으며 특히 관광 홍보·개발 쪽에 오래 있었다고 한다. 실무자일 때는 도청 홈페이지에 몇 박 며칠로 강원도 어느 지역에 가고 싶다는 관광 문의가 들어오면, 여행 코스를 짜고 먹거리와 숙소를 추천하고, 비용도 알려주는 가이드 역할을 했다. 2000년대 초에는 이러한 관광 지식을 바탕으로 전국 시·도 최초로 강원도 관광의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했으며, 양양국제공항이 개항하는 역사적인 순간에는 담당자로서 차터기(전세기)를 처음 띄우는 등 강원도 관광의 기록적인 순간을 함께 했다. 그는 인제군 관광 역시, 관련 부서와 호흡을 맞춰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켜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앞으로 힐링가도인 44번 국도 활성화, 스포츠 마케팅, 축제 활성화 등을 통해 인제 관광 발전에 더욱 힘을 쏟고, 개인적으로는 케이팝을 활용한 관광 정책을 펼치고 싶다는 박 부군수를 만나 자세한 내용을 들어봤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그동안 인제군 문화·관광 분야의 괄목할만한 성과는.
“연간 4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2017년 국내 대표 관광지 100선과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됐으며, 여초서예관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시립박물관협회에서 주관한 길 위의 인문학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빙어축제는 광활한 소양호의 대자연 속에서 가족, 연인들과 함께 얼음낚시를 비롯해 다양한 먹거리와 체험거리를 만끽할 수 있어 금년 47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빙어축제와 함께 인제군의 양대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한 바퀴축제는 사단법인 한국축제콘텐츠협회에서 평가하는 2017년 대한민국 축제 콘텐츠 대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2018년 대한민국 산림문화박람회 개최(2018년 10월 5일~14일)를 통해 인제의 뛰어난 산림 가치를 전국에 알리고 지역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실 있는 행사로 치룰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인제군의 2018년 문화·관광 역점 정책은.
“인제군은 그간 주요 역점정책으로 추진해 왔던 모험레포츠 중심의 체험형 관광에서 우수한 생태자원을 바탕으로 한 힐링, 치유관광으로 관광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과도기에 와있습니다.
이에 발맞춰 국내 최대의 자작나무숲 군락인 수산마을의 자작나무숲을 활용한 힐링코티지 조성, 소양호 빙어체험마을 조성을 통한 사계절 생태관광 거점화, 원대리 자작나무숲 주변지역 기반시설 확충, 체류형 관광객 유입을 위한 인제IC 주변지역 개발 등 방문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시책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 군의 다양한 관광자원을 활용함은 물론 신규 생태관광자원 발굴 육성과 더불어 기존 관광지와의 연계를 통한 지속 가능하고 총체적인 관광 정책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인제군의 성장 동력과 비전은.
“인제군은 전체 면적의 90퍼센트 이상이 산림으로 이뤄진 산촌형 자치단체입니다. 청정 자연환경을 활용한 생물의 다양성을 보전하고,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생명특별군’ 육성을 목표로 군정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동서고속도로 및 고속철도 개통에 대비해 다양한 국책사업을 유치하고, 평화생명특구를 조성하는 등 지역 개발 전략을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먼저 동서고속도로의 완전 개통을 통해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크게 좋아짐은 물론 관광산업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역 주민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동서고속화철도의 사업추진이 확정된 만큼 향후 강원북부권의 각종 지역개발 사업과도 연계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군민과 독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씀.
“군 면적의 약 90퍼센트가 산림으로 이뤄진 만큼, 공기가 맑기 때문에 인제에 오셔서 관광을 하시면 우선 기분부터 좋아지실 겁니다. 군민들 또한 시골 인심 그대로, 순수 그자체이기 때문에 힐링 하시는데 많은 도움이 되실 겁니다. 또한, 인제는 모험레포츠로도 유명한 고장입니다. 인제에 오셔서 번지점프, 래프팅, 서바이벌 게임 등으로 스트레스도 푸시고 민물고기매운탕, 질경이나물밥 등 먹거리도 즐기고 가셨으면 합니다. 인제를 찾는 손님들께는 친절히 잘 대접해 보내드릴 테니 많은 분들이 찾아오셨으면 합니다. 앞으로도 저를 비롯한 500여 공직자들은 군정 발전과 관광 편의성 향상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하늘이 내린 고장 인제’에 독자 여러분께서도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박대용 인제군 부군수는
삼척고, 방송통신대 경영학과·법학과를 졸업했다. 주길림성강원도경제무역사무소장,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 기획정책부 홍보팀장 등을 역임하고 인제군 부군수로 재임 중이다.
대담 / 고경희 취재팀장 · 황정윤 기자 newsone@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