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체부, 문화정책 ‘사람이 있는 문화’ 문화비전 2030 발표

문체부, 문화정책 ‘사람이 있는 문화’ 문화비전 2030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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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이 의제를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한 최초의 비전
– 사람과 생명이 먼저이고 협력과 다양성, 쉼이 있는 문화를 지향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와 새 문화정책 준비단은 16일, 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사람이 있는 문화 – 문화비전 2030’(이하 문화비전 2030)을 발표했다.

국가폭력인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해 사과

도종환 장관은 ‘문화비전2030’ 발표에 앞서 “인간은 누구나 감시받지 않을 권리, 검열 당하지 않을 권리,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음”을 강조하며 “국가가 지원에서 배제한 것은 물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침해함으로써 수많은 문화예술인들과 국민들 마음에 깊은 상처와 아픔을 남겼다. 정부를 대표해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국가폭력인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위원회에서 권고한 제도 개선안을 이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또한 “우리가 추구하는 ‘사람이 있는 문화’는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에서만 실현될 수 있기에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나갈 것이다. 그 구체적인 내용을 새로운 문화비전과 예술정책에 담았다”라고 문화비전 수립 취지를 밝혔다.

문화비전 수립의 경과

문화비전 수립은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시작됐다. 문화비전2030은 최초로 민간이 의제를 주도해 내용을 구성하고, 정부가 제안된 정책의 구체화를 지원하면서 완성한 새로운 방식의 정책 비전이다. 그동안 각종 중장기 계획 수립 시 공식적・비공식적으로 행정이 주도해왔던 사례와는 차별화된다. 더불어, 비전은 지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로 인해 떨어진 문화행정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나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있다. 이런 취지에 맞춰 이번 ‘문화비전 2030’의 발표도 ‘새 문화정책 준비단’의 단장인 한국예술종합학교 이동연 교수가 맡았다.

특히, 문화비전2030은 ‘사람이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문화가 문화를 넘어 사회 의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문화 개념을 확장하고, 대한민국 사회가 물질적 성장, 경제적 복지 단계를 지나 내적 성장과 문화 복지를 추구하는 사회로 전환할 수 있는 가치 체계를 제시했다.

문화비전 ‘사람이 있는 문화’ 실현을 위한 가치와 의제

2017년 12월 7일에 발표된 문화비전 기조에서는 자율성, 다양성, 창의성을 3대 가치로 하여 개인의 자율성 보장, 공동체의 다양성 실현, 사회의 창의성 확산을 3대 방향으로 정했다. 이후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현장토론회, 포럼, 지역인 집담회 등 8,000여 명이 참여한 소통과 공론의 장을 거쳐 9가지 정책의제와 이를 실현하기 위한 세부사업 등을 담아 문화비전2030이 만들어졌다.

자율성은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고 다양한 문화를 일상에서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가치이다. 국가는 ① 개인의 문화권리를 확대하고, ② 문화예술인/종사자의 지위와 권리를 보장하며, ③ 성평등 문화를 실현하도록 노력하는 것을 핵심의제로 한다.

다양성은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면서 공존하고 협력하기 위한 사회적 기반 가치이다. 이를 위해 국가는 ④ 문화다양성을 보호하고 확산하고, ⑤ 공정하고 다양한 문화생태계를 조성하며, ⑥ 지역 문화분권을 실현한다.

창의성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여러 사회문제를 풀기 위한 원천 가치이다. 국가는 ⑦ 문화자원의 융합 역량을 강화하고, ⑧ 미래와 평화를 위한 문화협력을 확대하며, ⑨ 문화를 통한 창의적 사회혁신을 추구해야 한다.

문화비전2030에는 이러한 의제를 실현하기 위한 37개 주요 과제들을 담았다. 이 과제들은 새롭게 구상한 사업들과 함께 기존 사업들을 비전의 방향에 맞게 확대해 가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주요 사업 내용으로는 개인의 문화권리 확대를 위한 ▲문화권 2030 선언 ▲첫걸음 문화카드 ▲문화놀이터 ▲문화예술 치유 등이 있으며, 문화예술인/종사자의 지위와 권리 보장을 위한 ▲예술가 지위, 권리 보호 관련 법률 마련 ▲예술가권리보호위원회 구성 ▲문화예술·체육인 복지 강화 등이 있다.

성평등 문화의 실현을 위해서는 ▲성차별·성폭력 없는 문화생태계 조성 ▲여성친화적인 성평등 문화정책 실현 등이,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확산을 위해서는 ▲문화다양성을 문화 법제의 기본가치화 ▲문화다양성 교육 확대 등을 주요 과제로 삼았다.

공정하고 다양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 ▲서면계약 의무 위반 조사권 신설 ▲문화산업 공정환경 조성 관련 법률 제정 ▲’공정보수기준 공시제도’ 도입 ▲스포츠 윤리센터(가칭) 설립 등이, 지역문화 분권 실현을 위해서 ▲문화도시 및 관광매력 거점도시 육성 ▲문화청년 일만시간 지원 사업 ▲지역 스포츠클럽 육성 ▲주민참여 문화예산 제도 지원 등의 내용도 담겼다.

문화자원의 융합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학교 교육과정 연계 문화예술·콘텐츠 교육 확대 ▲문화기술 연구개발 범위에 기획·창작 단계 포함 등이, 미래와 평화를 위한 문화협력 확대를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남북 문화교류협력 기반 마련 ▲문화예술교류 전진기지로서의 해외문화원 역량 강화 ▲동아시아 자유관광 기반 조성 등이, 문화를 통한 창의적 사회혁신을 위해서는 ▲문화를 통한 지역주민 삶 개선 정책 추진 ▲지역 공간의 문화적 활용에 주민 참여 ▲문화영향평가의 확대와 실효성 강화 등을 주요 과제로 삼았다.

문체부는 앞으로 문화비전과 새 예술정책, 그리고 그간 발표한 콘텐츠, 관광, 체육 등 분야별 중장기 계획들을 근간으로 국민의 삶을 바꾸고 사회에 활력을 줄 수 있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실행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이러한 정책들이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도록 ‘문화비전위원회’를 구성해 민간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법・제도를 정비하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에 재정을 우선 투자한다. 아울러 예산, 인사, 법제 등이 수반되는 사안은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도종환 장관은 “2030년에는 우리의 일상 문화가 ‘사람과 생명’이 먼저인 문화, ‘존중과 협력’의 문화, ‘쉼’이 있는 문화, ‘인간 감성’의 문화, ‘자치 분권’의 문화, ‘성(젠더) 평등’의 문화, ‘공정과 상생’의 문화로 가득 차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고경희 기자 ggh@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