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는 한국관광공사(사장 직무대행 강옥희)와 함께 전통문화가 깃든 전통무예(스포츠) 체험프로그램을 관광 자원화(이하 전통무예 체험여행)하는 5건의 시범사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전통무예 체험여행’은 경쟁력 있는 ‘전통무예 체험프로그램’을 발굴해 ‘지역 고유의 문화관광 콘텐츠’와 접목함으로써 다양한 콘텐츠를 관광 자원으로 새롭게 육성하는 관광콘텐츠다. 그동안 큰 규모의 스포츠 행사・축제 등이 열릴 때마다 전통무예를 관광 상품화하려는 시도는 있었으나, 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지역연계관광으로 추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첫해인 올해(무술년)는 전국체전 전통무예 종목(택견, 태권도, 궁도, 씨름)을 다루는 지자체 추천 프로그램 중에서 시범사업을 선정해 지역관광사업과의 연계성을 높였다.
이번에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전통무예 체험여행은 ▲충주의 택견 ‘이크 에크 옛 택견판’ ▲부산의 태권도 ‘오륙도 바다를 돌려차다’ ▲무주의 태권도 ‘위대한 체인지(體認至)의 시작’ ▲동해의 궁도 ‘설렘 반, 호기심 반’ ▲제천의 궁도 ‘활에게 길을 묻다’ 등 5건이다.
특유의 기합소리인 ‘이크 에크’를 흥얼거리게 하는 택견은 동작이 유연하고 음악적인 리듬을 가진 배려와 상생의 전통무예로서 세계인류무형유산이자 국가무형문화재이다. 충주의 ‘이크 에크 옛 택견판’은 이와 같은 택견을 더 많은 관객들과 나누고자 충주시립택견단이 마련한 상설공연으로서 작년에는 전국 최초로 서양의 비보잉(B-boying, 브레이크댄싱)과 결합한 역동적인 무대를 펼쳐 주목을 받기도 했다. 충주시는 세계무술박물관, 수안보 온천, 하늘재, 고구려비전시관 등 충주시에 있는 다양한 관광지와, 충북에서 개최하는 충주무술축제・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를 연계한 체험프로그램을 세계인이 다시 찾는 여행상품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태권도는 올림픽 종목(1988년 서울 시범종목, 2004년 시드니부터 2024년 파리까지 7회 연속 정식종목 채택)으로서 평창동계올림픽과 남북 문화교류의 장 등에서 한민족 동질성 회복의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 부산의 ‘오륙도 바다를 돌려차다’는 2014년에 부산시 ‘품질인증 문화체험장’으로 인증받은 지역의 태권도장에서 스페인, 카자흐스탄 등 외국인이 한국의 수련생과 어울려 우리나라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특화 프로그램이다. 인근의 유엔기념공원, 오륙도 스카이워크, 이기대 갈맷길, 광안리・해운대 해수욕장 등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무주의 ‘위대한 체인지(體認至)의 시작’은 2014년 개원한 국립태권도원과 연계된 관광체험 프로그램이다. 서울 월드컵경기장의 10배 면적에 조성된 태권도원에서 상설 체험・관람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일반 관광객에게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평도 있다. 이에 반디랜드, 덕유산, 와인동굴 등의 인근 매력관광지와 더불어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봄 여행주간(4. 28.~5. 13.)을 맞아 태권도원 무료입장, 숙박시설 개방, 가족캠프 등 다양한 실속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초창기였던 2015년의 방문자 수 25만여 명이 2017년에는 33만여 명으로 늘어 지역관광콘텐츠의 한 축을 이뤄 가고 있다.
궁도(국궁)는 옛 선인들이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는 무예종목으로서 고유의 전통 활을 사용하는데 대한체육회에 등록된 선수만 1만 5백여 명으로 전체 59개 종목 중 4번째(2017년)에 이를 만큼 전국적으로 퍼져 있다. 그중에서 동해의 ‘설렘 반 호기심 반’ 프로그램(심곡약천마을)과 제천의 ‘활에게 길을 묻다’ 프로그램(수산슬로시티 주민협의회)은 지역주민의 소득 창출에도 기여하는 공정여행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문체부는 앞으로 관광공사와 함께 전통무예 체험여행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신규 선정 전통무예 프로그램에 대한 전문가(작가・여행가 등) 컨설팅, 상품화 추진을 위한 고품격화 시범(파일럿) 테스트, 국내외 통합 홍보 등을 지원하고, 이를 토대로 여행업계가 고품격의 체험여행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전통무예 체험여행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관광 자원이자 아름다운 눈길을 끄는 고품격의 관광콘텐츠로 육성되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고경희 기자 ggh@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