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시ㆍ서ㆍ화에 능했던 천부적 학자 추사 김정희, 글씨 3점 보물 지정

시ㆍ서ㆍ화에 능했던 천부적 학자 추사 김정희, 글씨 3점 보물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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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19세기 대표적 학자이자 서화가였던 추사 김정희(1786~1856)의 글씨 3점을 20일 보물로 지정했다.

▲보물 제1978호 김정희 대팽고회

보물 제1978호 김정희 필 대팽고회는 작가가 세상을 뜬 해인 1856년(철종 7년)에 쓴 만년작이다. 두 폭으로 구성된 예서 대련이다. 내용은 중국 명나라 문인 오종잠의 「중추가연(中秋家宴)」이라는 시에서 유래한 것으로, “푸짐하게 차린 음식은 두부‧오이‧생강‧나물이고, 성대한 연회는 부부‧아들딸‧손자라네(大烹豆腐瓜薑菜, 高會夫妻兒女孫)”라는 글귀를 썼다. 평범한 일상생활이 가장 이상적인 경지라는 내용에 걸맞게 꾸밈없고 소박한 필치로 붓을 자유자재로 운용한 만년의 대표작이다.

▲보물 제1979호 김정희 차호호공

보물 제1979호 김정희 필 차호호공은 “잠시 밝은 달을 불러 세 벗을 이루고, 좋아서 매화와 함께 한 산에 사네(且呼明月成三友, 好共梅花住一山)”라는 문장을 예서로 쓴 대련 형식이다. 이 작품은 단정하고 예스러운 필치가 돋보이며, 금석학에 조예가 깊었던 김정희의 학문이 예술과 결합한 양상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빠른 붓질로 속도감 있는 효과를 내는 등 운필의 멋을 최대한 살려 김정희 서예의 수작으로 꼽힌다.

▲보물 제1980호 김정희 침계

보물 제1980호 김정희 필 침계는 김정희와 교유한 윤정현(1793~1874)의 호를 썼다. 발문에 의하면 윤정현이 김정희에게 자신의 호인 ‘침계(梣溪)’를 써 달라고 부탁했으나 한나라 예서에 ‘침(梣)’자가 없어 30년간 고민하다 해서‧예서를 합한 서체로 썼다고 전해진다. 해서와 예서의 필법을 혼합해서 쓴 ‘침계’는 김정희의 개성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구성과 필법에서 작품의 완성도가 높을 뿐 아니라 김정희의 학문‧예술‧인품을 엿볼 수 있어 더욱 의미가 크다.

황정윤 기자 newsone@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