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산물 남산떡방앗간 의령망개떡, ‘추억의 의령망개떡’을 팝니다

남산떡방앗간 의령망개떡, ‘추억의 의령망개떡’을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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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개떡의 원조로 명성 이어가는 三代

가난한 시절 먹던 소박한 음식들. 가난했기에 어쩔 수 없이 먹었겠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시절 음식들이 모두 건강식에 영양식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먹고 남길 만큼 화려한 음식들이 식탁을 채우는 오늘날에도 그 시절 음식을 애써 찾아먹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임영배 대표

경남 의령에서 전해오는 토속음식인 ‘망개떡’도 향수를 자극하는 건강식 중 하나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경남과 부산 일대에서 떡장수들이 함지를 이고 다니며 망개떡을 파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떡장수들도 모두 사라지고 망개떡도 맥이 끊길 위기에 처해 있다. 망개떡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원조 의령망개떡’(대표 임영배)의 존재는 그래서 반갑다.

원조 의령망개떡의 모체는 ‘남산떡방앗간’. 남산떡방앗간은 오랫동안 망개떡의 원조로 유명한 곳이었는데, 임 대표의 어머니인 조성희 할머니가 한국전쟁 직후부터 의령시장 내에서 망개떡을 만들어 팔아왔다고 한다. 역사가 반세기도 훌쩍 더 됐으니 ‘원조’라는 명성을 누려온 이유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현재는 원조 의령망개떡으로 명칭이 바뀌기는 했지만 그 명성만은 계속되고 있다. 어머니의 방식을 그대로 이어받은 임 대표가 성실하게 망개떡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전통 망개떡은 멥쌀로 만들어진다. 절편처럼 얇고 네모난 떡에 팥소를 넣어 감아주면 완성되는데, 만들기는 비교적 간단하다. 여기에 망개떡이란 이름이 붙은 이유는 망개 잎으로 떡을 감싸기 때문이다. ‘망개’란 청미래덩굴을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 이 망개 잎으로 떡을 감싸면 망개 잎의 향내가 떡에 배어드는데 그 독특한 향기가 코를 자극한다. 거기에 팥의 달콤함이 어우러지면 아주 특별한 맛과 향이 탄생하게 된다. 사람들이 망개떡을 좋아하는 이유다.

망개 잎으로 떡을 감싸면 떡이 서로 붙지 않아 보관이 쉽고 편리한 이점도 있다. 망개 잎 표면에 형성된 밀랍층으로 인해 잎과 접촉한 부분은 마르지 않고 촉촉한 상태를 유지한다. 유화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떡이 빨리 굳을 수밖에 없는 것을 망개 잎이 막아주는 것이다. 방부제도 사용하지 않기에 유통기한이 하루에 불과하지만 이는 망개떡이 순수 웰빙 음식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망개떡의 핵심 재료인 망개 잎을 구하기 위해 임 대표는 여름 한철(7월) 경남 일원에서 망개 잎을 수집한다. 이를 염장해뒀다가 사용하기 전에 물에 담궈 염기를 뺀 후, 살균소독을 위해 다시 한 번 솥에 쪄낸다. 그러면 막 따냈을 때의 상태로 돌아가며 향기도 되살아난다. 어느 한 가지 과정도 허투루 하는 법이 없다.

이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 망개떡을 만드는 집이 또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원조는 원조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므로 원조의 맛을 쉽사리 흉내낼 수는 없다. 조성희 할머니를 거쳐 임영배 대표에게로, 임 대표에게서 다시 그의 아들에게로 되물림된 망개떡의 참맛은 오로지 ‘원조 의령망개떡’에서만 맛볼 수 있을 것이다.

표진수 기자 pjs@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