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양날의 검인 축제 유료화

양날의 검인 축제 유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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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불꽃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끊이지 않는 논란

2015년 부산불꽃축제와 남강유등축제가 유료화 됐다. 당시에도 찬반을 두고 논란이 거세게 일었고,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료화 효과에 대한 논란은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매년 10월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열리는 부산불꽃축제는 전국적으로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리는 대축제다. ‘멀티미디어 해상쇼’라는 취지대로 매년 다양한 불꽃뿐만 아니라 화려한 레이저 쇼 등을 테마에 맞는 음악과 함께 선보이며, 특이한 모양의 불꽃뿐만 아니라 초대형 불꽃도 선보이는 축제로 유명하다. 불꽃은 광안리해수욕장 뿐만 아니라 동백섬과 이기대 앞까지 3곳에서 연출된다.

2005년 APEC 축하 행사로 시작된 부산불꽃축제는 부산시가 주최하고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가 주관한다. 이후 매년 축제를 열수록 부산시는 축제 예산에서 국비 확보 난관에 처했다. 불꽃축제 예산은 일반 예산으로 편입이 되지 않아 관광진흥기금으로 충당하고 있었는데, 타 지역과 경쟁이 치열해 국비 확보가 나날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4년 유료화가 되기 전, 총 26억 원 가량의 예산이 필요했지만, 부산시는 6월까지 국비 6억 원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다.

축제를 유료화 한다고 해도 불꽃축제 경비를 모두 조달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세계 각국의 주요 불꽃 축제는 유료 관람이 많으며, 그 중 대표적인 호주 시드니 하버브릿지 새해맞이 불꽃축제는 VIP표를 구매하면 좌석과 테이블을 제공한다. 각종 음악 페스티벌이 유료로 진행되는 것처럼, 불꽃축제도 유료화를 통해 더 좋은 불꽃쇼를 기대하며 부산불꽃축제는 유료화로 전환됐다.

부산시에서 불꽃축제 유료화 좌석을 판매한지 3년. 광안리해안에서 쏘아 올리는 1시간가량의 불꽃 향연은 여전히 많은 관광객을 끌어 모으지만, 덩달아 인근 상가의 바가지요금도 끌어올렸다.

불꽃 축제가 잘 보이는 광안리 바다전망의 점포들은 1인당 자릿세 기본이 10만 원이다. 일부 음식점은 가장 비싼 메뉴만 예약을 받거나, 한 테이블 당 50만 원이 훌쩍 넘는 축제를 위한 전용 메뉴를 내놓기도 한다. 지난해 부산문화관광축제 조직위의 조사에 따르면 광안리해수욕장 주변 상가와 숙박업소 68%가 일부 좌석의 유료화 뒤에도 바가지요금을 내리지 않았다. 바가지요금은 평소보다 많게는 4~5배에 달했다. 축제측이 제공하는 유료좌석이 점포 자릿세의 기본료가 된 것이다.

일부 부산시민들은 불꽃축제 유료화에 부정적이다. 부산시가 공공재인 광안리 해변을 이용해 장사를 하고, 상인들은 이를 기준으로 바가지요금을 씌우니, 축제의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유료화 비판을 받는 축제는 비단 부산불꽃축제 뿐만이 아니다. 같은 시기에 유료화된 ‘진주남강유등축제’도 장애인 편의시설 부족 및 입장 제한으로 인한 비자율적인 동선으로 축제 참가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붉어졌다.

‘진주남강축제’는 2015년 ‘부산불꽃축제’보다 먼저 유료화를 시인하고 같은 시기에 유료로 전환했다. 작년까지는 외부에서 장내 유등이 보이지 않도록 흉물스러운 가림막을 설치해 논란이 일었고, 올해는 가림막 없이 진행됐다.

진주성을 둘러싼 남강 인근, 큰 공간을 통째로 입장통제하려고 하다 보니, 결국 축제 참가객들의 동선은 제한당할 수밖에 없었다. 남강에 띄워진 부교를 통해 이동해야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다보니 부교가 흔들려서 걷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한 번에 건널 수 있는 사람 수가 한정돼 있다 보니, 부교를 건너기 위해서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려야 하기도 했다.

일부 사람들은 입장료에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올해 축제가 열린 기간은 추석이 낀 황금연휴라 가족 단위 참가객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명절을 맞아 일가친척이 함께 즐기기에 입장료 10,000원은 다소 높은 장벽이었다. 10명만 모여도 10만 원에 달했고, 이는 인근 상권 활성화와 같은 기회비용 차단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올해 축제 기간 동안 유료입장객은 41만여 명, 1일 최대 입장객은 11만 명을 넘었고, 축제 유료수입이 44억 원을 넘어 110%에 달하는 흑자를 창출, 축제가 재정적으로 자립한 기점이 됐다. 하지만 숙박업소의 바가지요금, 안내와 인근 상권의 불친절 사례는 여전히 옥의 티로 남았다.

재정적 자립, 축제 기획 입장에서는 충분히 매력적인 코드다. 하지만 참가자들에게 금전적인 부담이 발생하면 축제의 이미지가 하락할 수도 있고, 축제 특수를 이용한 인근 상권의 부당한 행위를 야기할 수도 있다.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하기 위해 축제의 내실을 더 다져야 할 때다.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