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주택 공급·대중교통 경영 효율화·TBS 정상화 등 주요 현안 입장 밝혀
전병열 기자 chairman@newsone.co.kr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선 9기 취임 100일을 맞아 서울시정의 최종 목표를 ‘삶의 질’로 제시했다. 주택과 교통, 복지 등 시민 생활과 직결된 분야에서 정책 성과를 숫자가 아닌 시민들이 실제 체감하는 변화로 평가하겠다는 구상이다.
오 시장은 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민선 9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선 9기 서울시정은 시민의 삶의 질을 가장 중요한 시정의 목표로 삼았다”며 “경제적인 번영과 삶의 질이 조화를 이룰 때 시민의 행복도와 도시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민선 9기 공식 슬로건을 ‘삶의 질 특별시, 서울’로 정했다고 밝혔다.
주거와 이동, 건강, 일자리와 여가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와 외로움까지 시민들의 일상 전반을 정책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그는 “주택을 얼마나 공급했는지만이 아니라 시민의 집 걱정을 얼마나 덜어드렸는지, 교통망을 얼마나 확충했는지만이 아니라 시민에게 얼마나 더 많은 시간과 이동의 자유를 돌려드렸는지를 보겠다”고 강조했다.
주택 문제와 관련해서는 서울의 공급 구조상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통한 민간 공급 확대가 핵심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오 시장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서울의 주택 인허가 물량이 약 3만9940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0% 증가했지만, 이 가운데 2만2000호가 정비사업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발표한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 목표에 대해서는 “노력 여하에 달린 문제”라며 정부의 규제 개선과 서울시의 사업 추진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의 한시적 해제와 재개발 용적률 상향 등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으며, 서울시는 정비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민 갈등을 줄이기 위해 공정촉진관과 갈등관리 코디네이터 등을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서울 외곽 지역까지 집값이 오르는 현상에 대해서는 ‘가격 상향 평준화’라는 표현을 거듭 사용했다.
오 시장은 “강남·서초의 가격이 일부 하락하는 동안 성북·서대문·중랑·노원·강북 등 외곽 지역은 오히려 상승했다”며 “서울 전체의 평균 매매가격도 오르고 있어 평탄화라는 표현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의 주택 공급에서 민간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민간 공급을 활성화할 수 있는 세제·금융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중교통 문제에 대해서는 서울교통공사의 경영 효율화와 시내버스 파업에 대비한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 시장은 서울교통공사의 적자가 큰 상황에서 조직 통합에 따른 중복 인력과 업무를 줄이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경영 합리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교통공사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시내버스에 대해서는 필수공익사업장 지정을 정부가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지하철과 달리 버스는 교통 취약지역을 폭넓게 운행하는 만큼 파업이 발생할 경우 시민 불편이 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TBS 정상화와 관련해서는 방송의 공정성 확보와 과거 행태에 대한 반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TBS가 다시 방송 기능을 회복하는 정상화에 대해서는 서울시는 적극 도와줄 생각”이라며 “늦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과거 정치 편향적인 방송으로 시민들의 신뢰를 잃은 만큼 그 원인이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36년 하계올림픽과 관련해서는 전북이 공동 개최를 요청할 경우 서울시가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은 “전북이 어떤 형태의 제안을 해오더라도 공동 개최의 모양새가 될 터인데 다 수용할 생각”이라며 “결국 관건은 개최지로 결정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동 개최를 위해서는 선수촌과 기자촌을 어디에 조성할지 등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역사문화 보존과 도심 개발이 충돌한다는 지적에는 세운4구역 개발이 오히려 종묘의 역사적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율곡로 지하화와 창경궁·종묘 연결, 서순라길 정비 등을 서울시가 추진해왔다고 설명하며 “세운상가가 허물어지고 폭 80m, 길이 1㎞의 녹지가 생기는 순간 종묘는 전 세계 어느 역사 유적보다도 가장 돋보이는 공간으로 탈바꿈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자신의 승리 요인으로는 ‘약자와의 동행’을 꼽았다. 1인 가구와 젊은 층이 많은 지역, 쪽방촌 인근 지역 등에서 과거보다 높은 지지를 얻었다며 시민들이 정책 이행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 시장은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에도 건강과 외로움, 사회적 고립 문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도시 행정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중점이 옮겨지고 있다”며 “한 분 한 분의 생활 속에서 느껴지는 여유와 풍요로움, 행복감을 서울시 정책을 통해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계속 노력하는 것이 가장 필요한 미래 설계”라고 말했다.
취임 100일을 맞은 오 시장은 “100일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제게 주어진 마지막 4년, 시민이 일상에서 변화를 느끼실 수 있도록 단 하루도 허투루 보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