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으로 일상이 자유롭지 못한 가운데 여름휴가는 어디서 어떻게 지낼까? 휴가철이 다가 오면서 여름휴가 계획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해외여행이 불가능하고 국내 호텔이나 리조트도 사람들이 밀집하는 곳이라 꺼릴 수밖에 없다. 일부 젊은 층에서 선호하던 ‘차박 캠핑이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차박족‘이 몰리면서 전국 캠핑장은 벌써 예약이 쇄도하고 있다. 이들을 노린 캠핑식이 등장하고 SUV 차량이 인기를 글자 업계는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캠핑 열풍이 관련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차박(車泊)이란 자동차를 타고 캠핑을 떠나 차량과 연결하는 텐트를 치고 차 안에서 자는 것.을 말한다.
자동차에서 잠을 자며 머무르는 것을 뜻한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 이후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언택트(untact)’ 바람이 불면서 거리두기를 지키며 여행의 낭만도 즐길 수 있는 차박이 인기를 끌고 있다. 차박은 차만 있으면 어디서나 캠핑을 할 수 있고, 거창하게 장비를 마련하는 대신 최소한의 장비로 부담 없이 캠핑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조선일보 8일자 보도에 의하면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서 ‘#차박’을 검색하자 사진 12만9000여장이 떴다. 사람들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뒤 트렁크에 누워 이불 밖으로 발가락을 빼꼼 내민 사진이 많았다. 이어서 ‘#불멍’을 검색했다. 어둑한 밤, 타오르는 모닥불 사진 17만6000여장이 나왔다. ‘차박(車泊)’은 자동차를 타고 산·바다·계곡으로 떠나 차량에 연결하는 텐트를 치고 자는 것, ‘불멍’은 캠핑을 가서 모닥불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을 뜻하는 신조어다. 지난 4일 경기 가평으로 차박 캠핑을 떠나 불멍까지 즐기고 왔다는 최소민(38)씨는 “코로나 이후 탁 트인 야외 공간을 찾아 헤매다 캠핑에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 잠실에 사는 워킹맘 이모(35)씨도 지난 두 달간 네 살배기 딸아이와 함께 경기 포천, 용인, 양평 등지로 캠핑을 4차례나 다녀왔다. 2주에 한 번꼴이다. 이씨는 “일 년에 한두 번 가던 캠핑장을 코로나 확산 이후 쇼핑몰 가듯 다니고 있다”면서 “캠핑장에는 아이와 함께 온 30~40대 부부가 대부분이었다”고 했다.
강원도 영월에서 28개 캠핑 사이트를 운영하는 N캠핑장은 오는 8월 말까지 예약이 지난 6월 중순 마감됐다. 캠핑 유튜브 ‘반반한 캠핑’ 운영자 천소현(29)씨는 “이전에는 유명 캠핑장도 2~3주 전이면 예약이 가능했지만, 코로나 이후로는 두 달치 예약이 꽉 찼다”고 말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올해 3~5월 카드 사용 실적을 분석한 결과, 캠핑장을 찾은 소비자는 1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000명)에 비해 209% 증가했다. 영유아 자녀를 둔 가족과 싱글족이 각각 31%로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는 30대가 45%, 40대와 20대가 각각 29%, 13%였다. 캠핑 용품 소비도 크게 늘었다. CJ대한통운에서는 지난 3~4월 ‘차박 매트’ 택배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4.3배 늘었다. 차박 매트는 차량 뒷좌석을 접어 잠자리를 마련할 때 ‘평탄화 작업’을 위해 까는 매트다.
이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최대 캠핑 장비 업체 콜맨이 한국 법인을 14년 만에 철수하기도 했다. 그랬던 캠핑 시장이 코로나 사태로 반전의 기회를 맞자, 유통업계도 재빠르게 캠핑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이마트는 지난 5월 17일부터 9일간 북미 1위 차박 텐트 업체 ‘네이피어’의 39만9000원짜리 차량 텐트를 예약 판매했는데, 예상 매출보다 4배가 넘는 1억2000만원어치가 팔려나갔다. 이마트는 지난달 25일부터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그려진 캠핑 의자 등 캠핑용품 8종을 출시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장비 구입에 적극적인 2030 소비자를 겨냥한 상품”이라고 했다. 현대차는 이달 초 소형 트럭 포터II를 변형한 4000만원대 캠핑카 ‘포레스트’를 출시했다. 기존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 쏠라티 캠핑카까지 포함해 캠핑카를 3종으로 확대했다. 시트로앵은 ‘차박족’을 겨냥해 7월 한 달간 SUV 구매 고객에게 캠핑 용품과 대부도 캠핑장 2박 3일 이용권을 증정하는 캠핑 프로모션을 벌이고 있다. 푸조는 지난 2일부터 나흘간 열린 2020 캠핑&피크닉페어에 참가해 SUV를 전시했다.
식품 업계에서도 캠핑장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맞춤용 간편식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최근 캠핑용 밀키트 브랜드 ‘캠밀’을 출시했다. 썰거나 밑간을 할 필요 없이 굽기만 하면 되는 채끝살(500g) 등을 간이 테이블로 쓸 수 있는 우유 박스에 담아 8만9000원에 판다. 신세계푸드는 소고기 특수 부위를 소포장한 올반 소고기 구이 간편식 3종을 선보였다.
코로나19가 휴가 트렌드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매사 의욕을 잃어가는 이들에게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청정 공간에서 힐링 캠핑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사진출처 : 블로그 /해나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