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안동, 선비의 숨결과 바람

[안동 트래블] 안동, 선비의 숨결과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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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은 시대별로 다양한 역사와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는 우리나라 역사·문화의 보고(寶庫)다. 이 때문에 안동의 여행지는 여행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 세계유산에 등재된 9곳의 서원 중 두 곳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목책교인 월영교, 마을 전체가 문화재인 하회마을 등 각양각색의 여행지가 많다. 이번 호에서는 최근 방영된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로 등장해 더 핫해진 여행지, 만휴정과 고산정 두 곳을 소개한다.

편안하게 쉬어 가요, 만휴정

만휴정은 보백당(寶白堂) 김계행(金係行, 1431~1517)이 연산군의 폭정을 피해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지은 정자다. 정자는 늦을 만(晩,) 쉴 휴(休)자를 써서 ‘늦은 쉼’이라는 뜻을 가졌다. 늦은 나이에 관직을 역임하다 그에 권태를 느낀 보백당이 자신의 휴식을 위해 지은 것은 아닐까.

생각보다 조그만 정자는 안락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곳곳이 포토존인 만휴정은 친구, 연인, 가족 등의 인생사진을 남기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있다.

드라마 속에서 이병헌(유진 초이 역)이 김태리(고애신 역)에게 고백한 나무다리는 특히 인기가 많다. 다리 아래로는 청량한 개천이 흐르고 위로는 새파란 하늘이 양 옆으로는 푸르른 나무들이 곁을 지킨다. 이 다리 위에서 손을 꽉 잡고 사진을 찍으면 헤어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내려오고 있다.

다리 주변으로 커다란 바위가 있는데 거기에는 ‘보백당만휴정천석(寶白堂晩休亭泉石)’이란 글씨를 새겨 놓았다. 이것은 ‘보백당의 만휴정이 있는 산수’라는 뜻으로 대문 앞에 이름을 적어 다는 문패와 같은 역할을 하는 듯하다.

선비의 시선으로, 고산정

경상북도유형문화재 제274호인 고산정은 이황(李滉)의 제자인 금난수가 지은 정자다. 정자는 마주 보이는 산의 이름을 땄다. 이곳은 팔작지붕 기와집으로 주변의 풍광이 뛰어난 곳으로 유명하며 드라마 속에서 자주 등장해 많은 여행객이 발걸음을 한다.

이황을 비롯한 수많은 선비들이 이곳의 경치를 즐겨 내왕이 잦았다고 한다. 그래서 고산정에는 이황의 시 ‘서고산벽’이 보존되고 있다. 시는 다음과 같다.

日洞主人琴氏子 일동이라 그 주인 금씨란 이가

隔水呼問今在否 지금 있나 강 건너로 물어보았더니

耕夫揮手語不聞 쟁기꾼은 손 저으며 내 말 못 들은 듯

愴望雲山獨坐久 구름 걸린 산 바라보며 한참을 기다렸네

정자 앞으로는 물줄기가 큰 강이 시원하게 흐르고 주변으로는 기암절벽이 절경을 이루고 돌다리를 건너 정자 쪽을 바라보면 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고산정의 또 다른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다.

많은 여행객들이 좋은 날에 좋은 사람들과 고산정을 들러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과 추억들을 만들어 간다.

전세리 기자 jsr@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