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싸한 바다냄새에 향긋한 국화꽃 향기가 더해지고, 노란 꽃망울이 푸른 하늘과 바다와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면 펼쳐지는 오색국화의 향연인 제18회 ‘마산가고파국화축제’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정취다.
옛 마산은 우리나라 국화재배의 역사가 담긴 곳으로 1961년 회원동 일대에서 여섯 농가가 전국 최초로 국화 상업재배를 시작한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다가 1972년 국내 최초로 일본에 수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국화재배에 알맞은 토질과 온화한 기후, 첨단 양액재배 기술보급 등으로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며, 현재까지도 전국 재배면적의 13%를 차지하고, 연간 40만 불의 외화를 획득하는 등 국화산업의 메카로 자리하고 있다.
축제는 10월 26일부터 11월 9일까지 마산가고파수산시장 장어거리 앞 방재언덕과 구도심 창동·오동동 일원에서 열린다. 지난해부터 축제 장소가 마산가고파수산시장 장어거리 앞 방재언덕으로 옮겨지고, 원도심인 창동·오동동 일원을 제2국화전시장으로 꾸며지면서, 축제장을 찾아온 사람들도 지역의 활기를 느끼며 더 즐겁게 축제를 만끽할 수 있었다.
10월 25일 목요일 오후 6시 축제장 내 메인 공연무대의 개막행사를 시작으로 관광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줄 다양한 문화행사·체험행사·경연행사 등이 차례대로 열려 축제는 더 풍성해진다.
축제장 전체를 수놓은 국향대전에는 10개 분야 9천500여 점의 국화작품이 전시돼 관람객들의 오감을 사로잡는다.
올해 대표 국화작품은 마산 불종거리에 설치돼있는 불종이다. 불종은 3개의 반원 기둥 중앙 위에 종이 달려 있는 모양으로, 일제시대 마산합포구 동성동 거리에 처음 설치돼 화재 등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종을 쳐 시민들에게 알리는 수단으로 사용됐다. 일제 말기 도로 확장 공사 과정에 불종이 철거됐으나, 불종의 역사성을 살리기 위해 마산개항 100주년을 맞아 1995년 5월 창동 네거리에 불종을 다시 설치했다.
단일 품종으로는 전국 최대 규모의 꽃축제로 이름답게 독특한 꽃을 만나볼 수도 있다. 인고의 세월 끝에 국화 한 줄기에서 1,520송이 이상의 꽃을 피운 ‘다륜대작(多輪大作)’은 2007년 702송이 꽃을 피운 후 매년 기록을 경신해오고 있다.
국화 축제장을 오색찬란하게 물들일 국향대전은 총 10만 5천 본의 국화가 투입돼 10개 분야 9,500여 점의 작품으로 축제 이래 최대 작품수로 관람객들의 오감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11월 2일 금요일 저녁 8시에 진행되는 해상 멀티미디어 불꽃쇼다. 아름다운 마산만의 밤하늘을 불꽃이 화려하게 수놓으며 축제를 찾은 사람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한다.
시원하고 맑은 바람을 만끽하며 도심 구석구석을 걸어보는 것도 좋은 추억을 남기는 방법 중 하나다. 11월 3일 토요일 오후 2시에 열리는 국화길 걷기 스마트엔티어링은 국화상업시배지인 앵지밭골을 시작으로 환주산, 마산박물관, 임항선 철길, 창동 예술촌, 마산만으로 이어지는 길을 참가자들이 스마트폰 앱을 들으며 퀴즈와 미션을 수행하며 색다른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제철을 맞은 특색 있는 먹거리는 축제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국화수조에서 장어를 맨손으로 잡는 장어 잡기 체험으로 상품을 탈 수 있으며, 어시장 대풍거리에서 활어 회를 무료로 시식해볼 수도 있다. 구도심인 창동·오동동·부림시장 축제거리의 아고라광장에서는 제1회 수제맥주 페스티벌이 개최돼 깊어가는 가을밤의 아쉬움을 달래줄 것이다.
축제장 인근 차 없는 거리에서는 45인승 국화 열차가 무료로 운행되고, 200점 가량의 국화분재가 전시되며,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은 소원을 담은 국화꽃을 벽에 꽂으며 희망꽃벽 채우기 행사에 참여해볼 수도 있다.
창원시는 서항부두에서 열던 국화축제를 지난해부터 마산가고파수산시장과 창동·오동동 일원으로 옮겨 개최한 결과 상권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허선도 창원시 관광문화국장은 “마산가고파국화축제가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속에 성공적인 축제로 열릴 수 있도록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