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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 올림픽 오명 쓴 평창 동계올림픽이 가야할 길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  / 2018-01-11 11:11:05


newsone 평창 동계올림픽이 코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하지만 숙박업소의 바가지 행태가 기승을 부리는 탓에 올림픽 붐업 분위기 조성까지 타격을 맞고 있다. 일부 숙박업소들은 손님에게 터무니없는 가격을 불러 지자체에 민원이 들어오거나, 업소가 예약 자체를 꺼리고, 성수기의 2~3배에 달하는 요금을 제시하는 사례가 인터넷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올림픽 현장의 열기를 즐기기 위한 기본인 올림픽 지역 숙박, 이대로 괜찮을까?

지난해 12월, 평창 동계올림픽 현장에 직접 가서 열기를 느끼고 오려고 하는 사람들이라면 숙박문제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유명 호텔 예약사이트부터 흔한 모텔에 허름한 여관까지, 너나 할 거 없이 동계 올림픽 기간 내 특수를 노린 바가지 금액을 부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평상시 5만 원이면 숙박할 수 있는 모텔은 적게는 30만 원에서 많게는 50만 원까지, 콘도나 호텔은 한 술 더 떠서 60평대는 150만 원을 넘었다. 1박 요금이 적게는 5배에서 많게는 10배까지 특수 성수기라는 명목으로 징수되고 있었다.

강릉·평창 올림픽 개최 지역의 높은 숙박가격과 단체·장기손님 외 개별 관람객 예약 거부는 지난해 초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던 문제다. 개최지의 호텔, 리조트, 콘도 등 양질의 시설은 조직위원회에서 대부분 확보·운영하고 있고, 일부 여행사에서 개별적으로 모텔과 펜션 등을 경쟁적으로 확보하게 되다보니 숙박료는 비싸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실제로 계약이 체결된 곳은 2017년 12월 1일 기준으로 전체의 14%에 불과했다. 동계올림픽은 60여 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 숙소의 80%가 공실인 것이다.

비싼 숙박료는 하루 이틀 묵을 관광객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동계올림픽 관련 업무를 보기 위해 단기 채용된 사람들이 거주하는 단기임대형 원룸 역시 터무니없는 임대료로 도마 위에 올랐다. 10월까지 월 50만 원 선이었던 단기임대 월세는 한 달 새 두 배로 뛰었고, 업무를 보러 온 사람들은 이에 부담을 느껴 인근 다른 도시로 숙소를 옮긴 경우도 허다했다. 공동주택을 개조해 불법으로 숙박시설로 운영하는 등, 임차인이 최소한의 법의 보호받지 못하는 불상사도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경기가 개최되는 도시에서 머물지 않고 서울에서 왕복하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서울~강릉 간 KTX가 개통되면서 이동 시간도 짧아졌기에 이동이 용이해졌고, 관광을 겸해서 오는 외국인들의 경우 쇼핑시설이나 유명 관광지를 포기하면서까지 개최지역에 비싼 금액을 지불하면서까지 머물 필요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관광업계에서는 면세점 쇼핑을 즐기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명승지나 자연 경관보다는 도심을 선호해, 동계 스포츠 체험을 겸하는 게 아니라면 개최지역에서 숙박하는 메리트가 없다고 전망했다. 숙박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올림픽 공동화 현상이 야기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경기가 있는 시간에만 사람들이 몰리고, 없는 시간에는 서울이나 인근 다른 도시로 사람들이 빠져나가는 것이다.

바가지요금은 숙박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동계올림픽 기간에 모든 시설에 자유롭게 주차할 수 있는 주차권은 4,715달러로 한화로 약 531만 원에 달한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이 당시 환율로 420만 원이었는데, 이 가격은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다. 국내에서 비교해봤을 때도 이는 터무니없는 가격이다. 서울특별시 공영주차장 1급지 기준 월 정기권은 최대 20만 원으로 25배 넘게 저렴하며, 인천공항은 1일에 2만4천 원, 34일이면 80만 원대로 각각 1/6 수준이다. 사소한 물품 역시 바가지의 가면이 덧 씌워졌다. 4구 멀티탭은 80만 원, 인터넷은 100Mbps의 경우 2,434만 원인데, 인터넷 요금은 비싸다는 항의로 30%가량 낮춰진 금액이다.

관광상품 가격대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일부 여행업체에서 내어놓은 동계올림픽 관람이 포함된 1박 2일 관람상품 가격은 100만 원이 훌쩍 넘는다. 업체측은 “IOC 가이드라인에 따라 값이 책정됐고, 평창 숙박비가 너무 비싸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같은 사실이 인터넷과 SNS를 통해 일파만파 퍼지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심화됐다. 누리꾼들은 “올림픽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한다고 해도 가격이 지나치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결국 지자체가 바가지요금 단속에 나섰다. 숙박업소는 요금을 자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강압적으로 직접 단속에 나설 수 없었지만, 비싼 요금을 받는 업소에 건축법, 주차장법, 공중위생법, 소방시설 등의 불법사항을 점검하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접근해 적정선으로 요금을 낮추도록 유도했다.

조직위원회에서는 개최지 인근의 기숙사, 연수원 등을 임시 숙박 시설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급이 많아지면 가격은 적정선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일부 숙박업소는 비싸게 받은 숙박요금의 일부를 예약자들에게 돌려주는 식으로 양심선언을 하기도 했다.

최근 동계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지역에서는 올림픽 기간 동안 묵을 손님을 찾는다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올림픽은 한 달 앞으로 훌쩍 다가왔지만, 객실 예약률은 20~30%에 머물러 자정적으로 숙박료도 내려가고 있다. 한 달 사이에 평균 요금은 5만 원 가량 떨어졌다. 성수기보다 낮은 가격을 내건 한 업소는 “스키장을 올림픽 경기장으로 쓰다 보니 스키를 즐기러 오는 손님들이 줄어서 전반적인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의 ‘올림픽 통합안내 콜센터’에서는 호텔·리조트 등 양질의 숙박시설을 안내받을 수 있다. 특히 숙박업소 가격 안정화를 위해 바가지요금 신고센터를 함께 준비해 대회기간 내 바가지요금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스포츠 축제를 위해 남은 문제를 해결해야할 때다.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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