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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군 트래블] 치즈처럼 고소한 가을의 정취가 담뿍! 임실을 만나다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  / 2017-09-12 09:30:41


newsone 하늘이 점점 푸르다. 나뭇잎들은 하루가 다르게 불그스름하게 물들어가고, 사뭇 바람이 선선해졌다. ‘열매가 튼실하게 영그는 고장’ 전북 임실도 가을 향기에 취하고 있다. 깨끗한 물과 비옥한 땅, 맑은 공기에 풍요롭고 따뜻한 계절의 정취가 임실 곳곳에 배어 있다. 임실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임실치즈의 본거지인 ‘임실치즈테마파크’에서 고소한 치즈 냄새에 취하고, 신비의 섬 ‘옥정호’에서 아련한 가을의 멋을 만날 수 있다. 신들도 잠시 쉬어갔다는 ‘사선대’에서 고즈넉한 자연 속에 빠져들고, 섬진강 길을 따라 걸으며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발자취를 만나볼 수도 있다. 미리 가을을 만날 수 있는 곳, 임실에 취해보자.


동화 속 치즈왕국 ‘임실치즈테마파크’

한국 최초의 치즈 발상지 임실에서는 치즈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치즈체험장, 홍보관, 유가공공장, 특산물 판매장 등 다양한 시설을 통해 임실치즈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한다. 더불어 우리나라 치즈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어, 임실에 방문했다면 꼭 들러 봐야할 중요한 곳이다.

1958년 전북 임실에 선교사로 부임한 벨기에 출신 지정환(벨기에 세스테벤스) 신부는 가난한 산촌 주민들을 위해 낙농업을 일으켰다. 그는 염소 두 마리로 축산을 시작했고, 남은 염소젖을 이용해 치즈를 만들었다.

1967년 처음 생산한 치즈는 맛과 냄새가 생소하고 제조기술도 떨어져 실패를 거듭했다. 하지만 지정환 신부는 좌절하지 않고 벨기에로 건너가 치즈 제조 기술을 습득해왔고, 주민들에게 ‘우유로 만든 두부’라며 홍보하는 노력을 거듭한 끝에 국내 치즈 시장을 개척하기에 이르렀다.

임실치즈테마파크는 드넓은 초지 위에 스위스 아펜젤러를 닮은 이국적인 풍경과 건축물로 방문객들을 사로잡는다. 깨끗한 청정원유를 재료로 오감만족의 ‘임실N치즈체험’, 돈가스 식사, 홍보관, 놀이시설, 포토존 등을 통해 치즈에 관한 모든 것을 한눈에 만나보고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드넓은 초지를 끼고 옹기종기 자리 잡은 유럽풍의 건물들에서는 임실치즈를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어 남녀노소 불문하고 인기가 높다. 치즈관, 테마관, 파크관에서는 청정원유로 만드는 웰빙 임실N치즈체험, 우리쌀도우로 만드는 오감만족 임실N치즈피자 체험, 세계의 다양한 치즈요리를 직접 만들고 맛보는 유럽정통 요리 체험 등이 진행된다.



임실치즈테마파크의 랜드마크인 치즈캐슬은 귀족들이 살던 유럽의 성을 재현했다. 또한, 치즈모양의 17m 높이의 홍보탑은 2층에 포토존이 있어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으며, 3층 전망대에서는 테마파크의 푸른 초원과 이국적인 정취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아름다운 경관과 함께 다양하고 재밌는 놀이기구도 마련돼 있어, 아이들과 함께 모두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신나게 놀 수 있다.

트릭아트존과 기념품 판매샵은 스위스 수도 베른, 마르크트 거리의 시계탑을 본떠 눈길을 사로잡는다. 신선한 임실치즈를 비롯한 다양한 유제품뿐만 아니라 유럽풍 의상 코스프레 체험도 마련돼 있다.

가을은 임실치즈테마파크의 초원 위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 산책하기도 딱 좋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고소한 치즈냄새를 맡으며 이국적인 정취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신비의 섬 ‘옥정호’와 ‘섬진강댐 물 문화관’



‘옥정호’는 섬진강 다목적댐을 만들면서 생긴 거대한 호수다. 임실군과 정읍시, 순창군 등 3개 시·군에 걸쳐 있을 정도로 면적이 큰 편이다. 넓은 호수를 노령산맥 오봉산과 국사봉이 감싸고 있어, 때 묻지 않은 고즈넉한 매력이 압권이다.

‘옥정호’가 가장 아름다운 시간은 아침이다. 아침햇살을 받아 호수면에 물안개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면 마치 신선이 노닐 것만 같다. 물 맑기로 소문남 섬진강 상류에 자리 잡아 일교차로 물안개가 많이 발생하는 가을에는 그야말로 풍경이 절정에 달한다.

호수 한 가운데 떠있는 섬은 붕어를 닮았다고 해서 ‘붕어섬’으로 불린다. ‘옥정호’와 ‘붕어섬’을 제대로 마주하려면 인근 산 전망대에 올라야 한다. 호수 주변에 산을 따라 등산로가 만들어져 있고, 걸어서 15분 정도 소요되지만 급경사라 만만한 길이 아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일출을 보기 위해 산길을 오른다. 새벽녘 찬 공기를 맞는 것을 감수하면서 볼 만큼 절경인 것이다.

초가을 ‘옥정호’를 만끽하는 또 다른 방법은 호수를 돌아가는 드라이브다. 13km가량의 옥정호 순환도로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뽑혔을 정도로 환상적인 경치를 선사한다. 호수를 끼고 굽이치는 도로를 달리면서 수면에 데칼코마니처럼 비친 울긋불긋한 산을 보다보면 마음속에 가을이 담뿍 들어찰 것이다.

인근에 자리한 ‘섬진강댐 물 문화관’에서는 옥정호 이야기와 구 운암댐과 섬진강댐 건설과정의 숨은 이야기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이곳은 임실군 운암면 옥정호에 위치하고 있는 물을 주제로 한 문화공간으로 수자원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유발시키고, 물 문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만든 복합문화공간이다. 전시관에서는 섬진강댐의 역할과 기능을 알리고, 물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은 ‘섬진강 주변 문학이야기’로, 섬진강에서 유래된 전래동화와 판소리,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섬진강댐이 만들어지기 이전의 마을의 모습을 듣는 ‘섬진강 과거이야기’, 섬진강을 배경으로 하는 문학작품을 감상하는 ‘섬진강 문학산책’을 함께하다 보면 호수처럼 마음이 잔잔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신선들의 쉼터 ‘사선대’



수려한 자연을 만끽하며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사선대’가 답이다. 예로부터 관촌 사선대는 물이 맑고 경치가 아름다워 하늘에서 신선과 선녀들이 내려와 놀았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을 정도다. 섬진강 상류 오원천과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어 자연환경이 빼어나며, 호수에 비친 오색찬란한 단풍길이 여행자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사선대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운서정이다. 거대한 목재와 석축을 이용해 일제강점기인 1928년 관촌지역의 유지였던 김승희가 조선조 건축양식으로 지은 정자다. 운서정에 오르면 사선대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와, 사선대를 찾는 관광객들이 빼놓지 않고 찾는 장소가 됐다.

사선대 내에는 넓은 규모로 조각공원도 꾸며져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뛰어난 조각품과 인근 오궁리 미술촌에서 제작한 조각품들이 사선대의 아름다운 경관과 조화를 이룬다.

한적한 분위기를 유유자적하게 즐기다가 색다른 체험을 해볼 수도 있다. 사선대 관광지 내에 마련돼 있는 임실목재문화체험장에서 목공체험은 가족단위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좋다. 전시장에서 지구온난화 방지에 기여하는 목재의 중요성을 느끼고, 목재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해마다 10월이면 이 일대에서 사선문화제가 열려 많은 사람들이 몰리기도 한다. 풍물놀이와 특산물 판매, 다양한 문화체험이 갖춰져,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한마당을 만끽할 수 있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발자취 ‘강변사리’



‘서럽도록 아름답다’는 김용택 시인의 노래의 배경이 된 시(詩)적인 강변에서는 너도나도 시인이 된다.

‘강변사리’는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을 고스란히 느끼면서 시처럼 고요하고 동화처럼 따사로운 서정적인 문학을 느낄 수 있는 마을이다. 특히 물우리에 있는 월파정에서 시작해 진메마을, 천담마을을 거쳐 구담마을로 이르는 섬진강길 코스는 걷기 여행의 백미로 꼽힌다.

월파정은 밀양박씨 후손들이 주축이 돼 세운 정각이다. 뒤로는 천담계곡, 앞으로는 회문산이 자리 잡고 있어, 날이 어두워지면 정자 아래로 잔잔하게 흐르는 물 위에 비치는 달이 어우러져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

김용택 시인이 태어난 ‘진메마을’에서는 시인이 30년 이상을 노래한 섬진강과 문학세계를 느낄 수 있다. 그는 30여 년 동안 이곳에서 초등학교 교편을 잡았다. 은퇴 후 잠시 전주에 거주하다 다시 돌아온 시인은 생가 옆에 ‘김용택의 작은학교’를 열었다. 아이들을 모아 글쓰기와 책읽기를 가르치고, 찾아오는 독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강변사리에는 영화 <아름다운 시절>이 촬영된 구담마을이 있다. 영화 속 주인공이 어린 시절 친구와 몰래 만나 작전을 꾸미던 곳, 커다란 미루나무 아래로 계곡이 내려다보이던 곳, 엄마는 미군의 빨래를 맡아와 강에 담가 놓고 아이는 옆에서 물장구를 치던 곳, 개울에 걸린 돌담풍경 등 중년의 추억을 자극하는 향수가 가득하다.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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