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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누구를 위해 촛불을 드는가?

전병열 편집인 chairman@newsone.co.kr  / 2016-12-08 17:17:12


newsone 어쩌다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 됐을까. 지난 3일 주말에 밝힌 촛불은 전국을 수놓았다. 서울 광화문에만 170여만 명이 모였으며, 전국에서 230만 명(주최측 추산)이 촛불을 들었다. 또 이날 서울 DDP 앞에서는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보수단체 회원 3만 명이 맞불 집회를 열었다.

그러나 촛불집회와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외친다고 근원적 해결이 될 수 있을까. 탄핵을 수용하겠다며 버티는 대통령이 촛불 민심을 그대로 받아들여 줄 리가 없지 않은가. 잘못을 시인하고 속죄하는 기미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국민의 열망을 호도하고 변명으로 일관하며 탈출구를 모색할 것이다.

국정농단의 비선 실세나 권력들, 여기에 동조한 세력들이 이번 사태의 주범들이며, 이들을 척결하기 위한 법 집행은 이미 시작됐다. 이제 촛불은 최고 권력자의 권좌를 향하고 있다. 국정농단의 범죄자들을 묵인 · 방조한 권좌를 이대로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적 분노가 촛불과 함성으로 승화해 도처에서 ‘퇴진’을 부르짖는다. 그래도 미련이 남아 정치적 · 이기적 계산을 하고 있다면 분노의 불길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양파 껍질 벗기듯 한 꺼풀 한 꺼풀 벗길 때마다 헌법 유린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국민의 분노는 들불처럼 번져나갈 뿐이다.

더 이상 머뭇거리면 내려앉을 곳도 없어질 것이다. 이제 모든 야심을 내려놓고 국가를 위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 잘못을 인정하고 응분의 대가를 치르겠다면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릴 수도 있다. 다만 술책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든다면 더는 용서 받지 못할 것이다. 촛불 민심은 의혹들의 명백한 규명을 원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심정이지만, 미래를 대비하자는 것이다. 사실을 감추려고 하면 할수록 분노의 촛불은 그에 상응해 더욱 거세게 번져나갈 것이다. 권좌를 지키려 안간힘을 쓰지 말고 진실을 밝히는데 솔선수범한다면 분노의 불길도 삭으려들 수 있다.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사태란 것을 알고 지체 없이 결행에 옮겨야 한다. 더 이상 머뭇거린다면 국민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이며 국가적 손실만 눈덩이처럼 불어날 뿐이다. 솔직한 고백으로 용서를 구하고 온정의 손길을 기다려야 한다. 우리는 인정에 약한 국민이지 않은가.

국민이 분노를 참지 못하는 것은 통치를 빙자한 국정농단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오직 문화 융성과 스포츠 발전을 위한 정치적 소신으로 추진한 정책이라면 당연히 통치행위로 인정받을 것이다. 그런데 그동안 밝혀진 사실들은 비열하고 파렴치한 행태들뿐이다. 하지만 정책 추진과정에서 권력에 편승해 사리사욕을 취한 범죄자들 때문이라면 더욱이 진실을 토로하고 그들을 색출해 엄단하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들을 보호하겠다는 얄팍한 의리(?)로 사실을 허위 · 날조 · 은폐하려 든다면 공범임을 자인하는 꼴이 될 것이다.

반면에 촛불 민심에 편승한 전문 정치꾼과 그 지지자들이 있다면 국가 혼란을 부추기는 행위를 즉각 멈춰야 한다. 촛불 민심의 궁극적 목적은 국가 안정이다. 끝없는 경제 불황으로 일자리에 목매는 청춘들의 고통을 촛불로 밝히는 내심은 정치·경제 안정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라는 것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정치인들이 당리당략과 사심에 눈이 멀면 촛불 민심을 견강부회로 해석하며 오히려 거리로 나서게 부추긴다. 이들에게 이용당한 촛불 민심은 결국 상실감과 허탈감만 남을 것이다.

촛불 민심은 축제의 장이 아니라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다. 자신의 의지를 표현하고 전달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촛불을 든다. 내재해 있던 본인의 견해가 동조자를 만남으로써 더욱 적극적으로 표현하게 된다. 촛불 민심이 갈수록 지지를 더 하는 것은 자신의 의사를 대중과 합류해 소통하고자 하는 욕구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한마음으로 형성된 여론이 촛불이라는 커뮤니케이션 기재를 통해 강력하게 표명된 것이다. 이는 독일의 미디어 학자 노일레노이만의 '침묵의 나선이론(spiral of silence)'과 같은 현상이다.

물론 침묵하고 있는 다수의 국민도 언제 어떤 견해로 촛불 민심에 동참할지 모른다. 그러나 더 확산하기보다는 하루빨리 안정을 찾고 생업에 열중하며 경제 회생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권좌에 대한 탐욕을 버리고 촛불 민심에 따라야 한다. 진정으로 국가 안정과 국민의 행복을 위한다면 국민의 외침을 수용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전병열 편집인 chairman@newso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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