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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향수의 고장 옥천

글. 옥천군청 문화관광과 백승환   / 2016-06-19 12:28:15


newsone 정지용 생가·문학관

옥천에는 현대시의 시성이라 불리는 정지용의 생가와 문학관이 있다. 생가는 돌담과 사립문, 초가, 우물과 장독대 등이 소담스레 자리 잡고 있고, 문학관에는 140여 편의 시를 남긴 시인의 문학 혼을 체험할 수 있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 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향수」를 쓴 시인 정지용은 옥천군 읍내면 향청리(옥천읍 하계리)에서 출생했다. 본관은 연일. 1923년 휘문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교비 장학생으로 일본 교토의 도시샤대학 영문과를 1929년 졸업했다. 그 후 귀국해 휘문고보 교사로 재직했고, 광복 후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1946년 10월 경향신문 주간에 취임했다. 그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으며 조선문학가동맹에 가입했고 아동분과위원장에 선임됐으나 적극적인 활동은 없었다. 1950년 6 ? 25전쟁이 일어나자 정치보위부에 끌려가 김기림 등과 서대문형무소에 수용돼 납북된 후 평양 감옥에 계광순 등과 수감됐다가 폭사했다고 전해온다.

그는 휘문고등보통학교 재학 때 박팔양과 함께 동인지 『요람』을 간행했다. 대학시절에는 시 「카페 프란스」 「Dahlia」 「바다」 「이른 봄 아츰」 「향수」등을 발표했다.

이 작품들은 신선한 감각과 이미지를 보여주고 전위적인 모더니즘의 실험성까지 보여주는 작품이어서 당시 시단에 큰 충격을 줬다. 1930대에는 박용철이 주재하는 『시문학』 동인으로 김영랑 등과 함께 참여해 창간호에 「이른 봄 아츰」 「경도 압천」 「선취」, 2호에는 「바다」 「피리」 「갑판 위」 「저녁햇살」 「홍춘」 「호수 1, 2」 등을 발표했다. 1933년에는 『카톨릭청년』지 창간에 참여해 시 「해협의 오전 2시」 「비로봉」 「임종」 「시계를 죽임」 「다른 한울」 「또 하나의 다른 태양」 「불사조」 「나무」 등을 발표했다. 그의 시집으로는 『정지용 시집』과 『백록담』이 있으며, 산문집으로는 『문학독본』 『산문』이 있다. 이 밖에도 「무제」 「곡마단」 등 상당수의 미수록 작품이 있으며, 번역시 수편이 있다. 그의 시는 흔히 모더니즘 계열로 간주돼 특히 초기 현대시는 그에게서 시작됐다는 평가에서 보듯, 현대시의 새로운 국면을 개척한 시인으로 자리매김했다. 1939년 『문장』지 시 부문 추천위원으로, 조지훈·박목월·박두진 등 『청록파』 시인들을 발굴하고 1947년 2월에는 저항시인 윤동주의 시를 경향신문에 게재해 처음으로 윤동주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는 한편,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서문을 쓰는 등 윤동주를 시인의 반열에 올린 시적 멘토 역할을 했다.



육영수 생가

고(故) 박정희 대통령의 영부인 육영수 여사가 1925년 11월 29일에 태어난 장소이다. 1600년대 김정승 이후 송정승 및 민정승이 거주해 삼정승의 집이라 불리던 가옥을 육영수 여사의 부친인 육종관 씨가 민정승의 자손 민대감에게서 1920년 매입했다고 한다. 건물의 배치는 대문을 들어서면 널찍한 사랑채 터가 있고 그 뒤에 안채 터가 있으며, 청기와 지붕의 사당과 별당 터가 있다. 그리고 주위에는 관리인과 고용인들이 기거하던 부속건물이 있으며 사랑채 터 동쪽에는 연못이 있다. 육영수 여사는 옥천지방의 독농가(篤農家) 육종관의 2녀로 출생했으며, 이름 있는 문벌이었고 우리나라 전통적인 부덕(婦德)을 갖춘 현대여성이었다. 특히 불우한 사람을 위해서 봉사와 희생으로 일관된 생활을 했다. 그러나 1974년 8월 15일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린 제29회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조총련계 문세광이 쏜 총탄에 맞아 사망해 8월 19일 국민장으로 동작동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1600년대 김정승 이후 정승들이 살던 곳으로 조선시대 상류계급의 전형적인 양식의 건축구조를 갖추고 있었던 곳이며, 육영수 여사가 태어난 곳으로 가치 있는 곳이다. 현재 육영수 생가는 충청북도 기념물 제123호로 지정돼 있다.



둔주봉

옥천은 금강이 흐르는 옥토를 가지고 있으며 전통문화를 잘 간직하고 있는 유서 깊은 고장이다. ‘향수’의 고장 옥천에도 한반도 지형이 있다. 많이 알려진 한반도 지형 영월 선암마을을 반대로 돌려놓은 듯한 느낌이다. 옥천의 숨은 명소, 거꾸로 된 한반도 지형을 만나기 위해서는 옥천군 안남면 연주리에 있는 둔주봉에 오르면 된다. 한반도 지형을 보기 위해 둔주봉에 오르려면 안남면사무소에 주차를 한 후 걸어서 점촌고개까지 가서 등산을 시작하면 된다. 점촌고개까지 차를 가져가도 되는데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지는 않다. 외길이라 혹여 불안하다면 점촌고개까지 이어지는 1km는 시골 정취가 가득한 한적한 길이므로 건강을 위해 걷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안남초등학교에서 시작하여 25분 정도 올라가면 둔주봉 등반이 시작되는 점촌고개에 다다른다. 안남초등학교, 점촌고개, 둔주봉 정자(한반도 지도전망대), 둔주봉 정상까지 왕복 3.2km 거리다. 점촌고개에서 시작해 오르막인가 싶으면 어느새 호젓하고 편안한 산길로 힘든 오르막이 없다. 양쪽으로 소나무가 빼곡히 서 있어 솔향이 느껴지며 발아래는 쿠션을 밟는 듯한 솔잎의 느낌이 전해진다. 15분 정도 올라가면 어느새 정상부 정자가 보인다. 둔주봉에 오르기 전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는 전망대이다. 금강이 휘돌아가 삼면이 바다같이 보이고 길쭉하게 뻗은 줄기가 정말 한반도를 그대로 닮았다.



부소담악

옥천에는 특이한 형태의 지형을 이루는 곳이 있다. 「부소담악(芙召潭岳)」 이곳의 풍수형국이 연화부수형(곱게 핀 연꽃이 물에 떠 있는 형상을 뜻하는 풍수지리 용어)이라 마을 이름이 부소무니인데 부소무니 앞 물 위에 떠 있는 산이라 하여 부소담악이라 했다고 한다. 다른 이들은 이를 가리켜 옥천의 소금상이라 불렀다고 한다. 소금강이라 하면 빼어난 산세가 마치 금강산을 축소해 놓은 것 같다 하여 한 지역의 천하절경을 뜻하는 말로 군북면 추소리 부소무니 마을 앞 호반에 암봉들이 700m 가량 병풍처럼 펼쳐져 내륙에서는 보기 힘든 절경이다. 이 암봉들의 파노라마는 우암 송시열이 소금강이라 예찬했을 정도로 예부터 옥천 제일의 선경을 자랑한다. 2008년 국토해양부가 전국의 하천, 호수, 계곡, 폭포 등 한국을 대표할만한 아름다운 하천 100곳 중의 하나로 선정됐다.

향수 100리 길

금강이 굽이굽이 휘감아 흐르는 옥천은 정겨운 고향 같은 푸근함이 깃든 고장이다. 반짝반짝 빛나는 강물을 따라 구석구석 소박한 시골 마을의 정취가 배어난다. 이곳의 풍경이 그토록 그리웠을까. 정지용의 「향수」를 읽다 보면 내가 그인 듯, 두고 온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새록새록 피어오른다. 정지용 시인의 발자취는 정지용 생가·문학관을 시작으로 100리에 걸쳐 이어진다. 종전 향수 30리 길과 금강 길을 합쳐 만든 향수 100리 길은 그의 작품 속에 나타난 아름다운 풍경을 따라가는 정겨운 고향길이다. 정지용 생가를 출발해 장계관광지, 안남면, 금강변, 금강휴게소 등을 거쳐 출발 지점으로 돌아오는 50.6km 거리지만, 금강변 비포장도로(약 4.5km)를 제외하고는 특별히 위험하거나 어려운 구간은 없다. 향수 100리 길은 자전거 마니아들에게 소문난 코스로, 날씨나 체력 상황 등을 고려해 자전거로 도전해도 좋다. 맑고 화창한 날 드라이브에 나서도 제격이다. 정지용 생가를 출발해서 옛 37번 국도를 타고 장계관광지까지 가는 길은 종전 향수 30리 길에 해당하는 코스다. 새 국도가 생긴 뒤 차량 통행이 적어 자전거 하이킹이나 드라이브를 만끽하기에 좋다. 초록빛이 넘실거리는 가로수 길을 달리다 보면 마치 봄의 한가운데로 초대받은 느낌이 든다. 옛 37번 국도는 4월 초·중순 벚꽃 터널이 펼쳐지는 명소다. 장계교를 넘어 강 건너에 닿으면 곧 안남면으로 이어진다. 안남면을 지나 금강 변을 달리는 길은 향수 100리 코스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정지용 시인이 노래한 정겹고 평화로운 풍경이 느릿한 걸음으로 흘러간다. 유유히 흐르는 물결 위로 어린 시절 친구들과 장난치고 뛰놀던 추억이 떠오르는 듯하다. 청보리가 물결치는 강변 한쪽에는 캠핑을 나온 사람들이 낚시를 즐기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강변 비포장도로를 빠져나와 잠깐 샛길로 접어들면 청마리다. 이곳에는 마한 시대부터 내려온 옥천 청마리 제신탑(충청북도 민속문화재 제1호)이 있다. 마을 어귀에 쌓은 제신탑은 볼품없는 돌무더기 같지만, 먼 옛날부터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역할을 해왔다. 지금도 해마다 음력 정초에 이곳에서 제를 올린다. 청마리에서 향수 100리 길로 돌아오면 얼마 지나지 않아 금강휴게소에 도착한다. 경부고속도로에 면한 금강휴게소는 주변 경치가 빼어나 여행자들이 일부러 찾는 곳이다. 이곳에서 다시 정지용 생가에 도착하면 향수 100리 길이 마무리된다.

  글. 옥천군청 문화관광과 백승환 (☎ 043-730-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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